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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가자인도주의재단, 가자 구호품 배급소 시작…구름인파에 혼돈

따뜻하게 조리된 밥을 배급받기 위해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사진=AP, 연합뉴스)
▲ 따뜻하게 조리된 밥을 배급받기 위해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들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본격적으로 구호품 배급소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굶주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몰려들며 혼란이 빚어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와이넷 등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설립한 GHF는 현지시간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텔알술탄, 모라그 회랑 등 2곳에서 배급소를 처음으로 열고 주민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배급소 접근을 막으려고 검문소를 설치했지만, 사람들이 검문소를 우회해 배급소로 몰려들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수천 명이 넘어 보이는 인파가 일제히 텔알술탄 배급소에 모여 GHF가 나눠준 식량 박스를 열어보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곳 배급소를 운영하는 미국 민간 경비업체가 미리 설치한 철조망이 파손된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구름 인파에 통제력을 잃은 미국 측 인력이 현장에서 도망가며 한동안 구호품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HF 관계자들은 일부 주민들이 구호품을 훔쳐 갔다고 전했습니다.

GHF가 나눠준 구호품 상자에는 파스타, 밀가루, 쌀, 소스, 콩, 차, 과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는 물류센터에서 확보한 담배를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자지구에는 한동안 담배가 반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상황을 통제하고자 배급소 주변에 군 헬리콥터를 띄워 경고사격을 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배급소를 직접적으로 겨눈 공격이 아니었으며 구호품 배급이 계획대로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 주민 약 100명이 배급소 물류센터까지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GHF는 "이는 예상되고 훈련된 상황"이라며 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사람들이 남은 구호품을 가져가도록 허용했다고 언급하며, 28일에도 배급소는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구호품과 시설 약탈이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 당국과 GHF가 이번 사태를 축소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GHF가 가자지구 남부에 배급소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인구 강제 이주를 의도하는 것이라며 반대해왔습니다.

GHF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내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물자를 빼돌리거나 탈취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한 단체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등 유엔 기구가 담당했던 구호물자 배포 체계를 개편해 이 재단에 일임하겠다는 게 단체의 설립 취지입니다.

이스라엘은 연초 하마스와 합의했던 일시 휴전이 만료된 지난 3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구호품 반입을 차단했습니다.

그러나 식량 부족 등 인도적 위기 사태가 악화하며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19일부터 구호물자 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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