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부산 기장군의 한 은행. 마스크와 털모자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검은색 봉지를 꺼내더니 사람들을 위협합니다.
은행 직원에게 가방을 넘기며 5만 원 권을 담으라고 지시합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특공대 출신이던 한 시민이 검은 봉지를 붙잡고 몸싸움을 합니다.
은행 직원들도 합세해 이 남성을 덮쳤고 강도 행각은 단 2분 만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검은 봉지 안에 있던 건 흉기가 아니었습니다.
8살 아들이 갖고 놀던 공룡 모양 장난감 물총이었습니다.
자영업자였던 30대 A 씨는 사업이 실패한 이후 취업도 되지 않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오늘 강도 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장난감이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직원이나 은행에 있었던 시민들에게 상당한 공포와 충격을 줬을 것"이라면서도, "범행 도구가 실제 위험성이 없고, 생활고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취재 : 정경윤 / 영상편집 : 고수연 / 인턴 : 유채연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