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경기 전망이 3년 3개월 연속 부정적인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 등에 전달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7로 집계됐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과 비교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입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매달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4월(88.0), 5월(85.0) 두 달 연속 하락하다가 9.7포인트 반등했습니다.
이는 2023년 3월(93.5, 10.4포인트 증가)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96.0, 비제조업 93.5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 BSI는 작년 4월부터 1년 3개월째, 비제조업 BSI는 올해 1월부터 6개월째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다만 제조업 BSI는 5월에 비해 16.8포인트 급등했습니다.
2021년 3월(114.0, 19.1포인트 증가)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입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23.5)는 2010년 3월(126.6)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BSI 반등을 주도했습니다.
한경협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율을 115% 인하하기로 합의하는 등 양국의 통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업 심리가 밝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아울러 관세 영향 회피를 위한 고객사 재고수요 증가, 중국 내수 진작책에 따른 PC·모바일 업체들의 수요 개선 등으로 시장수급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1.4), 비금속 소재 및 제품(72.7), 석유·정제·화학(88.5),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3.1) 등 4개 업종에서 업황 악화가 전망됐습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는 도소매(101.8)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습니다.
내수 부진 장기화 여파 등으로 전기·가스·수도(68.4), 정보통신(87.5), 건설(90.2), 운수 및 창고(96.2) 등 4개 업종은 부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93.0), 고용(93.0), 자금 사정(95.3), 내수(95.8), 수출(96.4), 채산성(96.4), 재고(103.6·재고는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습니다.
내수, 수출, 투자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연속 동반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중 통상마찰이 한풀 꺾이고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제조업 중심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산업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의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방어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로 경기심리의 확실한 반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