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현지시간 26일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성전을 찾아 이곳에서 유대인의 종교의식이 허용된다고 선언했습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보도에 따르면 벤그비르 장관은 이스라엘 국경일 '예루살렘의 날'인 이날 "많은 유대인이 성전산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마프달-종교시온주의당 소속 즈비 수코트 의원도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알아크사 성전 앞을 걸으며 "성전산이 우리 손에 있다"고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벤그비르 장관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알아크사 성전을 수차례 찾아 팔레스타인 민심을 자극한 바 있습니다.
알아크사 성전은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언덕에 자리했는데, 무슬림은 이 언덕을 '알하람 알샤리프'로, 유대인은 '성전산'으로 부릅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3개 종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며 종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의 도화선이 되기도 합니다.
이곳의 치안유지 권한은 이스라엘에 있지만, 성지 관리를 맡은 요르단은 경내 기도를 무슬림에게만 허용합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 때마다 "성전산의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정책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성전산을 포함한 동예루살렘 일대를 요르단에서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벤그비르 장관이 성지에서 유대인 기도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입니다.
요르단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 극단주의적 장관이 성스러운 알아크사 모스크에 계속해서 침입하는 등 행동을 하더라도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주권이 없는 점령도시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벤그비르가 정착민들을 이끌고 도발적인 탈무드 의식을 치른 것은 알아크사의 신성함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곳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