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서 오늘(22일)도 건진법사 의혹에 대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 측에 가방과 목걸이를 건넸다는 논란의 출발점은 통일교 측의 각종 청탁 의혹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 말고도 검찰이 새로운 청탁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실제로 김 여사가 관련 내용을 언급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은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동은영 기자>
SBS가 입수한 지난 2023년 통일교 행사 영상입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김건희 여사용 선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통일교 전 간부 윤 모 씨가 2022년 두 차례 아프리카 정상들을 만나 신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논의했다고 말합니다.
[윤 모 씨/통일교 전 고위 간부 (2023년 5월) : 저는 2022년 5월과 9월 아프리카 54개국 연대체인 아프리카 유니언의 의장인 마키살 세네갈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긴 시간 함께 신 아프리카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고….]
통일교 관계자는 SBS에 윤 씨가 언급한 '신 아프리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을 윤 씨의 청탁 내용으로 파악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22년 4~8월 사이에 윤 씨가 청탁한 걸로 알려진 5가지 사안 외에 하나가 추가된 겁니다.
검찰은 당시 윤 씨가 "새마을운동을 아프리카에 수출하면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자 전 씨가 "대단하고 훌륭하다"며 맞장구를 친 문자메시지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는 2022년 7월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찍은 사진들도 전 씨에게 건넸는데, 검찰은 이 사진들도 압수했습니다.
2022년 7월은 김 여사의 수행비서 유경옥 씨가 전 씨로부터 두 번째 샤넬 백을 받은 시점입니다.
검찰은 특히 2022년 11월 김건희 여사가 한국을 방문한 케냐 영부인과의 환담 내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당시 김 여사가 '새마을 운동'을 언급하며, "최근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새마을 운동 도입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브리핑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언급이 윤 씨의 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김한길·최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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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전형우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아프리카 새마을운동' 주목 이유는?
[전형우 기자 :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를 통해 청탁한 것으로 검찰이 당초에 파악했던 5가지 현안은 대부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건은 검찰이 파악한 청탁 시점 직후인 2022년 11월에 김 여사가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을 실제로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김 여사는 그 이전에는 공개 석상에서 새마을 운동을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김 여사는 이후에도 12월에는 부산에서 "새마을운동이 한국 경제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렇게 말했고요. 이듬해 1월과 3월에도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함께 공식 일정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Q. 검찰, '샤넬백' 관련 진술 의심?
[전형우 기자 :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건진법사 심부름을 했을 뿐이다, 그래서 샤넬 백들의 존재 자체를 김건희 여사가 모른다. 이렇게 진술했는데, 검찰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김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 인사인데,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도 모르게 마음대로 이렇게 지시하는 게 가능했냐는 겁니다. 저희가 이제 건진법사 주변을 취재해 봤더니, 전 씨는 유 전 행정관 이름 대신에 '유 팀장', 이렇게 부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건진법사와 유 전 행정관이 사실상 말 맞추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Q. 향후 수사 진행은?
[전형우 기자 : 검찰은 최근의 소환 조사했던 유경옥 전 행정관을 출국 금지했습니다. 또 통일교 한학자 총재도 출국 금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말쯤에 유 전 행정관을 다시 불러서 조사할 방침인데, 검찰이 이번 조사 내용에 따라서 참고인 신분이었던 유 전 행정관을 피의자로 입건해서 강제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검찰은 또 전성배 씨도 다시 불러서 조사할 방침인데요. 최근 샤넬 백 관련 수사 과정에서 전 씨 진술이 좀 거짓인 정황이 잇따라 드러난 만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