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련 실언' 일본 농림수산상 경질…"고이즈미 신지로 후임 유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쌀 관련 발언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을 오늘(21일) 경질했습니다.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오늘 에토 농림수산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첫 각료 경질입니다.

이시바 총리가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저조한 내각 지지율로 정치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사표 제출 후 기자들에게 "국민들은 쌀값 급등으로 고생하는 데 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18일 사가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발언하다가 "저는 쌀은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이 발언을 둘러싸고 애초에는 주의만 주고 그를 유임할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야권에서 각료 불신임 결의안 제출론까지 확산하자 결국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 관저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경질과 관련해 "임명권자인 저의 책임"이라며 "후임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교도통신 등 다수의 현지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후임으로 기용할 뜻을 굳혔다"고 전했습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시바 내각 출범에 맞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 패배 후 사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쌀값 고공행진에 대응해 지난 3월 입찰을 거쳐 방출한 정부 비축미 21만 톤은 여전히 소매 판매 전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농림수산성 조사 결과 지난달 27일 현재까지 소매점에 유통된 물량은 7.1%인 1만 5천 톤에 불과했습니다.

도매상을 거쳐 외식업자에게 공급된 물량을 합쳐도 소매 단계 비중은 10.5%에 그쳤습니다.

최근 일본의 쌀 소매가는 5㎏짜리가 평균 4천268엔, 우리 돈 약 4만 977원으로, 1년 전의 2배 수준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