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쌀값이 폭등한 일본에서는 지지자들에게 받은 쌀이 많아서 쌀을 산 적이 없다고 말한 담당 장관이 결국 경질됐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연이틀 고개를 숙였지만, 분노한 여론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늘(21일) 아침 에토 농림상이 기자들에게 사임 사실을 직접 밝혔습니다.
[에토/농림상 : 이시바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쌀값 폭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 담당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말았습니다.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자민당 행사장에서 자신은 쌀을 사 본 적이 없다고 실언을 한 지 사흘 만입니다.
[에토/농림상 (지난 18일) : 저는 쌀을 사 본 적이 없어요. 지지자분들이 쌀을 많이 주시니까 우리 집 창고에 팔 수 있을 만큼 쌓여 있거든요.]
이시바 총리는 어제까지 연이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지만 에토 농림상을 경질 의사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에토 농림상 역시 비판을 받더라도 맡은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어제저녁 5개 야당이 에토 농림상을 경질하지 않으면 농림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웃자고 한 얘기라며 둘러대기에 급급했던 에토 농림상의 해명이 오히려 야권의 반발을 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에토/농림상 : 아내가 전화해서 화내더라고요. 저는 웃자고 한 얘기인데 아내가 팔 쌀이 어디 있냐고요.]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각료가 경질된 건 처음입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총리의 구심력이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단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후임 농림상으로는 지난해 총리 후보로도 출마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임명될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