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식 경기를 벌이는 서효원
38세의 한국 탁구 '맏언니' 서효원(한국마사회)이 자신의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인 도하 대회에서 여자단식 32강을 끝으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서효원은 오늘(21일)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32강에서 크로아티아의 레아 라코바츠에게 2대 4로 역전패했습니다.
단식에만 출전한 서효원은 32강 탈락으로 세계선수권을 마쳤습니다.
서효원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국가대표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화려한 '라스트댄스'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자신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인 8강 이상 진출을 노렸고, 1차 목표로 32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와 맞대결을 기대했습니다.
1차 목표인 32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히라노와 한일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히라노가 2회전(64강)에서 라코바츠에게 2대 4로 덜미를 잡혀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서효원은 예상하지 못했던 라코바츠와 32강 대결에서 첫 게임을 11대 3으로 여유 있게 따내며 기선을 잡았습니다.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으로 득점하는 서효원은 통상 초반 탐색전을 하느라 첫 게임을 내주고 역전하는 스타일이지만, 1게임을 큰 점수 차로 이겨 출발은 좋았습니다.
2게임을 공방 끝에 9대 11로 내준 서효원은 다시 3게임을 11대 7로 따내 게임 스코어 2대 1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회전량 많은 서브와 까다로운 변칙 공격을 구사하는 라코바츠에게 주도권을 넘겨줬고, 결국 4, 5, 6게임을 내리 헌납하며 게임 스코어 2대 4로 패했습니다.
서효원은 32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16강 길목에서 멈춰서야 했습니다.
그는 스포츠 선수로는 환갑의 나이인 38세인 데다 잦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 중단을 고민해왔고, 이번 세계선수권을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고별 무대로 삼았습니다.
단식에만 출전해 마지막 무대를 자신의 역대 최고 성적으로 장식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수비 전문선수'인 그는 2006년 현대시멘트 소속으로 실업 무대 데뷔해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 단식에서 2011년과 2018년 두 차례 우승했고,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3년 항저우 대회 등 3회 연속 출전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항저우 대회에서 각각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는 작년 파리 올림픽 때는 국가대표 관문을 뚫지 못해 해설자로 후배 선수들의 단체전 동메달 획득을 지켜봤습니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선 2021년 휴스턴 대회 때 당시 여자팀 선수로 유일하게 8강에 올랐으나 세계랭킹 1위 쑨잉사(중국)에게 0대 4로 패배해 준결승 진출자에게 주는 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8강 진출은 세계선수권에서 서효원이 기록한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앞서 2013년 파리 대회와 2019년 부다페스트 대회, 2023년 더반 대회 때는 선전하고도 모두 16강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직도 다음 경기를 위해 보완할 점이 먼저 떠오를 만큼 실감이 안 난다"면서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탁구를 오래 치자는 게 목표였는데 그걸 이뤘다"며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