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베드로 광장 제단에 오른 레오 14세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돼 교황직의 시작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18일) 오전 9시 7분쯤, 지붕 없는 하얀색 교황 전용 의전차량 '파파모빌'에 올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교황은 광장을 돌며 "교황 만세(Viva il Papa)"를 외치는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신자들이 들어 올린 아기들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축복했습니다.
교황은 오전 10시쯤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들어가, 대성전 지하에 안장된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에 참배했습니다.
이어 성인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청하는 '성인 호칭 기도'와 찬가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신다(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추기경들과 함께 대성전 내부에서 광장까지 행진했습니다.
오전 10시 15분쯤 제대에 오른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교황은 라틴어로 "형제자매여, 주님께서 만드신 이날에 우리는 이 물의 표징을 통해 우리 세례의 기억을 새로이 합니다"고 말하며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미사 중에는 어깨에 거는 흰색 양털 띠 '팔리움'과 사도적 임무를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를 착용했습니다.
교황권의 상징물을 착용함으로써 교황으로서의 직무 시작을 공식 선포한 것입니다.
팔리움은 길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의 사명을 뜻하며,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교회의 일치와 신앙을 지키는 사명임을 상징합니다.
이후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의 대표단이 교황 앞에 나와 복종을 맹세했습니다.
대표단에는 추기경 3명,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남녀 수도회 총원장 각 1명, 한 쌍의 부부, 한 소년과 한 소녀가 포함돼 교회 구성원을 대변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강론을 통해 새 사목 방향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 개국의 정부 대표는 물론 종파를 초월한 여러 종교 지도자도 참석했습니다.
외국 정상으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자리했습니다.
교황의 출신국 미국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했고, 교황이 시민권을 보유한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부부, 필립 벨기에 국왕 부부,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에드워드 영국 왕자 등 외국 왕족도 즉위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