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생산라인
30년 넘게 흡연을 하거나 20년 이상 매일 1갑의 담배를 핀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은 5배 이상, 폐암 가운데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은 54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 6,96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유전위험점수 자료, 중앙암등록자료·건강보험 자격자료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별이나 연령, 음주 여부 등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이나 폐암·후두암의 유전위험점수가 같을 때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소세포폐암은 54.49배, 편평세포폐암은 21.37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0배 발생 위험이 컸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흡연력이 동일하다는 조건에선 유전위험점수가 낮을 때보다 높은 경우(유전위험점수 상위 20%) 전체 폐암과 편평세포폐암에만 각각 1.20∼1.26배, 1.53∼1.83배 발암 위험이 커졌습니다.
이는 유전 요인보다는 흡연 기간이 암 발병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흡연이 폐암이나 후두암 발생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공단은 "국내 최초로 유전 정보를 활용해 폐암과 후두암 발생에 유전 요인의 영향이 없거나 극히 미미함을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단 측은 이번 연구 결과를 담배 소송 항소심 변론에서도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공단은 2014년 4월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제조사를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폐암 등의 책임을 묻고 건보 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심은 흡연과 폐암 환자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환자들이 흡연 외 다른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에 따른 발병 가능성도 있고 공단 측 입증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공단 측은 "이번 연구 결과로 흡연은 암 발생의 강력한 위험요인임을 재확인됐다"며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정기석 공단 이사장이 참석해 직접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