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순차 전화통화를 하기로 함에 따라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협상에 돌파구가 될지 주목됩니다.
3년 3개월 가까이 진행 중인 전쟁 종식에 대해 국제사회의 기대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트럼프-푸틴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공개된 통화 기준으로 이번이 3번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2일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함으로써 종전 중재 외교를 공식화했고, 3월 1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30일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에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통화는 미국의 '조건 없는 30일 휴전' 제안에 우크라이나는 동의하고, 러시아가 호응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집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 재개를 제안했지만 정상끼리 만나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역제안은 거부했고, 결국 16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이스탄불에서 열렸지만 휴전과 관련한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의 직접 대화, 조건 없는 휴전 등과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이번 통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앞선 두차례 트럼프-푸틴 통화 때와 다른 점은 중재 외교 개시 초반에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친 푸틴, 친러시아 성향이 다소 희석된 국면에서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3년을 맞아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담아 상정된 유엔 총회 결의안에 북한,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져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설전 끝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의 쫓아내다시피 했을 당시만 해도 미국은 휴전을 위해 주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종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가 종전 조건으로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외에 점령하지 않은 영토까지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6일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계기 독대 뒤 같은 달 30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른바 '광물협정'을 체결하고, 협정문에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했음을 명시한 것은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대대적 공습 직후인 지난달 23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블라디미르, 멈추라"고 촉구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종전을 원치 않는 것 같다면서 러시아에 금융제재 등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중재에 본격 나선 지 약 3개월 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취하게 된 듯 보이는 상황에서 정상 간 통화가 다시 이뤄지는 겁니다.
전세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중요한 '양보'를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