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제주에서 고위급 양자회담을 개최합니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2+2' 협의 이후 약 3주 만에 이루어지는 한미 통상 수장 간 면담으로, 관세와 산업 협력 등 주요 의제에서 진전된 합의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양자회담을 열고 관세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그리어 대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지난 14일 방한했습니다.
한미 통상 당국은 그리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사흘간 릴레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리어 대표를 만나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지난달 '2+2' 협의 이후 관세 및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통화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제를 좁혀가며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18개국과 관세 협상을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이라 한국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기에는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측은 미국에 조선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의 면제 또는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의 품목별 관세 면제를 위한 협상 전략도 마련 중입니다.
실무 협의에서는 아직 미국 측의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구글지도 반출 등의 구체적 요구사항이나 조선·에너지 분야의 세부 산업 협력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날 그리어 대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대표를 개별 면담해 조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조선업 협력이 한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은 중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통해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하는 등 주요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번 한미 양자회담에서도 일정 수준의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이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 교체기를 맞은 상황을 미국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관세 협상 성과가 도출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한국 통상 당국은 이번 그리어 대표 방한을 계기로 한미 간 통상 협의 의제를 보다 구체화하고, 추후 본격적인 관세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협의 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