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 내부 비대칭 구조 진화 과정 개념 모델
항상 지구를 향하고 있는 달의 앞면과 반대편 뒷면의 지형은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내부 물질의 온도와 분포가 앞쪽과 뒤쪽이 다른 비대칭성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 라이언 팍 박사팀은 15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 중력 회복 및 내부 구조 탐사 임무(GRAIL)로 얻은 달 중력장 데이터를 분석, 달 앞면과 뒷면 내부 구조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달의 중력장 데이터는 앞면과 뒷면 내부 깊숙한 곳에 온도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런 내부 비대칭성이 달 앞면과 뒷면의 화산활동 차이 및 지형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달의 앞면과 뒷면은 지질, 화산활동, 지각 두께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지구를 향하고 있는 앞면은 많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어두운 용암 평원이 많지만, 뒷면은 이에 비해 훨씬 울퉁불퉁한 지형을 이룹니다.
연구팀은 그동안 이런 차이가 달 내부 구조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돼 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관측 증거는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NASA의 쌍둥이 탐사선(Ebb와 Flow)이 2011년 발사돼 1년여 동안 주위를 돌며 위치별 중력을 정밀 측정한 중력 회복 및 내부 구조 탐사 임무(GRAIL)의 중력장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GRAIL은 달의 중력장을 정밀하게 측정해 달 내부 구조와 구성,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밝혀내기 위한 탐사로, 쌍둥이 탐사선이 공전할 때 달 중력에 의해 서로 간 거리가 변하는 것을 측정해 위치별 중력장 차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달 앞면과 뒷면 쪽 내부 구조가 다르고 이에 따라 물질 분포에 차이가 있을 경우, 각 탐사선에 작용하는 달의 중력이 달라져 탐사선 간 거리도 미세하게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GRAIL 중력장 데이터 분석 결과 달 내부 맨틀이 변형되는 정도가 앞면과 뒷면 사이에 2~3%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이런 중력장 차이를 반영한 달 구조 모델링에서는 앞면 쪽 반구와 뒷면 쪽 반구 맨틀 사이에 100~200도(K)의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앞면 맨틀이 뒷면 맨틀보다 더 따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온도 차이는 달 앞면 내부에 있는 토륨(Th)과 티타늄(Ti)의 방사성 붕괴에 의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30억~40억 년 전 앞면 표면에 대규모 용암 평원(mare)을 형성한 화산활동 물질이 남아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에서 달 내부를 조사하는 데 사용된 방법은 화성, 엔켈라두스, 가니메데 같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의 구조 차이 측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며 "이 방법은 탐사선이 표면에 착륙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Nature / Ryan Park et al.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