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 변화로 바다뿐만 아니라 강과 호수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고,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다 보니, 부패를 일으키는 세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탐사보도,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낙동강 하굿둑.
강물이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잔잔히 고여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강물을 떠봤습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조류 때문에 강물이 희미한 녹색 빛을 띱니다.
조류는 광합성으로 유기물을 합성해 수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문제는 수온 상승으로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겁니다.
[이상득/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선임연구원 : 고온의 현상들이 상당히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고 이렇게 미세 조류가 좋아하는 환경들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면 이제 대발생을 하게 되거든요.]
늘어난 조류들은 물속 산소를 빠르게 고갈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산소가 없는 환경을 좋아하는 고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유기물의 부패가 빨라집니다.
이 부패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80배 강한 메탄가스가 대량 방출되는데, 평상시보다 수천에서 수만 배 많은 양입니다.
[박지형/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고세균이) 높은 온도에서 더 활발하게 생리적으로 활성도가 꽤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메탄 생성되는 양 자체도 온도에 비례해서 증가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물의 흐름이 정체된 강이나 호수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호수나 강은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기 때문에 수면뿐 아니라 바닥에서도 수온이 높게 유지되는 폭염 현상이 쉽게 나타납니다.
해외 연구팀은 2100년쯤이면 호수의 물 전체가 고수온을 유지하는 '극한의 폭염' 상태가 최대 120일, 즉 1년의 3분의 1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올라가 조류가 폭증하고 다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조류 대량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지금은 유입되는 오염 물질을 걸러내거나 보를 열어 유속을 높이는 방법을 씁니다.
전문가들은 호수나 강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만큼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방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