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파키스탄 하이데라바드에서 시민들이 인도와 휴전 협정 체결 소식에 폭죽을 터트리며 기뻐하고 있다.
미사일과 포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규모 무력 충돌 사흘 만에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합의 배경에 대해서는 두 나라의 주장이 서로 엇갈립니다.
현지시간 11일 인도 힌두스탄타임스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가장 먼저 양국의 휴전 사실을 밝힌 인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긴 협상 끝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휴전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후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 48시간 동안 JD 밴스 부통령과 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 아심 말리크 파키스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소통했다"며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가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하고 중립적인 장소에서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음을 기쁘게 발표한다"고 알렸습니다.
이후 파키스탄과 인도도 휴전이 즉시 완전히 발효됐음을 발표했습니다.
파키스탄의 경우 미국의 발표처럼 이번 휴전에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했음을 인정했ㅅ브니다.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휴전 사실을 알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지역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합의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휴전이 확정되기 직전까지 협상의 불확실성이 매우 컸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 정보부는 이번 합의가 양국 간 직접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며 미국의 중재 역할을 축소했습니다.
또 추가 회담 개최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오후 3시 35분쯤 "압둘라 파키스탄군 작전 국장이 인도 측 상대인 가이 중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며 파키스탄이 먼저 포격과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고, 인도가 이에 화답하면서 휴전 협상에 급물살을 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파키스탄에 10억 달러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파키스탄 구제금융 집행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군사행동 중단 합의를 조건으로 걸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설득했고, 파키스탄이 먼저 꼬리를 내리면서 인도에 휴전을 제안했다는 것이 인도의 주장입니다.
이처럼 양국의 다른 주장에 대해 CNN은 스스로를 떠오르는 초강대국으로 여기는 인도는 오랫동안 국제 중재에 반대해 왔지만, 파키스탄은 외국 원조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이런 중재를 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인도·남아시아 연구원인 아프라나 판데 박사는 "인도는 파키스탄이나 중국 등 어떤 분쟁에서도 다른 나라의 중재를 수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힌두스탄 타임스는 "이번 휴전에서 정치적 대화나 회담은 논의되지 않았으며 다른 추가적인 조건도 없었다"며 인더스강 조약 효력 중단처럼 인도가 파키스탄에 내린 여러 제재 사항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