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9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한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데 멀리 내다봤을 때, 그러니까 장기 전망도 굉장히 우울하게 나왔다고요?
<기자>
국책연구기관 KDI가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는데요.
15년 뒤인 2040년 잠재성장률을 0% 안팎이라고 봤습니다.
저성장에 그치지 않고, 곧 제로성장 온다는 얘기입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자본과 노동력 등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국가 최대 성장 능력을 의미하는데요.
KDI는 그나마 올해부터 2030년까지는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1%대는 유지할 걸로 봐서 1.5% 수준에 머무를 걸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과거보다 눈높이를 많이 낮춘 겁니다.
지난 2022년에 내놓은 전망치는 1.9%였는데 여기서 0.4% 포인트를 낮췄습니다.
이후에도 잠재성장률은 계속 떨어져서 2031년부터 40년까지는 0%대인 0.7%로, 2041년부터 50년까지는 0.1% 정도일 거로 봤습니다.
문제는 이번 전망이 기존 분석보다 좀 더 악화됐다는 점인데, 2030년대와 2040년대 전망은 2022년 전망치보다 각각 0.6% 포인트 낮춰 잡은 수치입니다.
불과 3년도 안 된 사이에 잠재성장률 전망이 0.6% 포인트나 하락한 건 한국의 성장동력이 예상보다 빨리 사그라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나마 이 수치가 과거의 지표를 활용한 기준 시나리오에서 나온 결과인 거고, 이른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2041년부터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봤네요.
<기자>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2031년부터 40년까지는 0.4%로 떨어지고요.
2041부터 50년까지는 마이너스 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으로 20년 내에 경제 역성장, 그러니까 마이너스가 '상수', 디폴트값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기준' 시나리오는 최근 10년의 평균 경제 성적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가정에 따른 추산이고요.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경제 구조개혁이 늦춰질 경우에는 2041년부터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낙관 시나리오도 있는데요.
AI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구조 개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에도 이 역시 같은 기간 1.1%, 0.5%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물가와 환율이 지난해 수준으로 고정된다는 전제하에 2050년 1인당 GDP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4만 8천 달러,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5만 3천 달러,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4만 4천 달러로 전망됐습니다.
<앵커>
비관보다는 낙관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으면 좋겠는데요. 이런 잠재성장률이 이렇게까지 떨어지는 건 그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바로 인구 고령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 연령인구가 줄면서 노동 투입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다는 게 KDI의 예측입니다.
직접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김준형/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 : 노동 투입도 감소함에 따라서 자본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와 함께 자본 투입의 증가세도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생산연령인구, 그러니까 경제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나이대인 15세에서 64세 사이 인구를 가리키는데, 이 생산연령인구가 2019년 3천76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69.5%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50년 51.9%로 떨어집니다.
반대로 65세 이상인 고령인구는 올해 20.3%에서 2050년에는 그 두 배 가까이인 40.1%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동 투입 기여도가 2030년 전후로 해서 마이너스로 바뀌고, 고령층 증가로 생산성 자체도 낮아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60대 이상 임금근로자의 평균 보수는 30대에서 50대보다 현저히 낮고 경제활동참가율도 절반 수준입니다.
1인당 GDP 증가율 둔화가 불가피한데요.
기준 시나리오상 2025년에서 30년 1인당 GDP 증가율은 평균 1.6%지만 2041에서 2050년에는 0.7%로 뚝 떨어집니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같은 기간 1.4%에서 0.3%로 낮아지고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1.8%에서 1.1%로 하락합니다.
KDI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경쟁 제한 규제를 없애서 경제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특히 고령층 경제활동을 촉진해서 일하는 경제 인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