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위해 다시 만났지만 자기 입장만 고집하다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단일화 논의가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적 명분을 보여주기는커녕 갈등과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8일) 회동에서 아무 합의점도 찾지 못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가 오늘 다시 국회 안 야외에서 만났습니다.
회동은 모두가 볼 수 있는 상태로 진행됐는데, 시작 5분여 만에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단일화가 안 되면 출마를 안 하시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한덕수/무소속 후보 : 그거는 뭐 저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합니까?]
다음 주에 단일화하잔 김 후보의 제안엔 한 후보가 이렇게 맞받아쳤고,
[한덕수/무소속 후보 : '1주간 연기하자, 방향은 단일화다', 이런 것이 저는 그건 결국 '하기 싫다' 하는 말씀과 같이 느껴집니다.]
"당장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 결정하자"는 한 후보에 김 후보는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이 합당했는데, 왜 밖에 계셨느냐"면서 이렇게 따지기도 했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돈 다 내고 저는 모든 절차를 다 따랐습니다. 그런 사람한테 난데없이 나타나서 '11일까지 경선을 완해라'….]
김 후보가 단일화하겠단 말을 지난 18일간 22차례나 했다는 한 후보의 주장을 놓고도 양측은 공방을 벌였고,
[한덕수/무소속 후보 : (단일화를) 22번이나 말씀하시면서….]
[한덕수/무소속 후보 : 왜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셔서 '왜 당신, 약속을 22번 했는데 안 지키느냐', 이렇게 청구서를 내미는 것은….]
김 후보의 '선 입당, 후 단일화' 주장과 한 후보의 '선 단일화, 후 입당' 주장이 맞섰습니다.
[한덕수/무소속 후보 : 단일화의 후보로서 선택되지 않는다면 저는 등록하지 않겠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다른 데도 없거든요. 자기는 입당도 안 한 정당에서….]
[한덕수/무소속 후보 : '자기'는 비하하는 말씀이고….]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던 대화는 한 후보가 먼저 끊으면서 63분 만에 끝났습니다.
회동을 지켜본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만 하라고 해', '창피하다'와 같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후보 등록 마감까지 남은 시한은 이제 사흘.
두 후보는 다시 비공개 회동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용우,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