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들에게 문을 열어주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늘(7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수련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확인된다면 5월 중이라도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5월 복귀 허용을 최종 결정하면 각 수련병원이 이달 중 전공의 추가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개시하지만 희망자에 한해 하반기 정기모집 전에도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한 후 수련특례와 입영특례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모집에서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천672명으로, 의정 갈등 이전의 12.4% 수준입니다.
상반기 중 더는 추가 모집이나 특례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복지부가 추가모집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은 최근 레지던트 고연차를 중심으로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공의들은 수련 공백 기간이 3개월이 넘으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고연차들이 내년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선 늦어도 5월 내엔 복귀해야 합니다.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전문의 시험 응시를 위해 꼬박 1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대안 없는 투쟁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복귀 희망 의견이 다수 표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지난 4일 개시한 '5월 복귀 의향' 설문에선 오늘 중간 집계 결과 100여 명이 참여해 80% 정도 복귀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대한의학회를 통해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투표에 참여한 전공의 중 40여 명은 오늘 성명을 내고 "이제 소모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 곁을 지키며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저희가 진심으로 바라는 길"이라며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다만 상당수의 사직 전공의가 현재 의원급 등 다른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근무 중이고 저연차를 중심으로 수련을 포기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5월 모집이 현실화하더라도 얼마나 복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때문에 복지부도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확인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느 수준의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할지를 미리 정해두지는 않았다"며 "추가 모집 여부 자체를 검토하겠다는 것인 만큼 구체적인 모집 기준 등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수리된 시점이 작년 6월 이후이므로 5월 중에 전공의들이 복귀하려면 정부가 '1년 이내 동일 연차·과목 복귀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수련특례를 다시 한번 적용해야 합니다.
또, 사직과 함께 입영 대기 상태가 된 군 미필 전공의들은 5월에 복귀한다고 해도 내년 영장이 나오면 곧바로 입대해야 하기에 대상자들은 입영 연기 조치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역은 관계 부처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아직 입영특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아울러 추가 모집을 한다면 이미 3월에 수련을 개시한 전공의들과의 형평성을 위한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 장관은 오늘 입장문에서 전공의들을 향해 "수련 환경 개선 등 현안에 대해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의견을 적극 개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을 향해서도 "지금이라도 수업에 복귀하기를 당부한다"며 "정부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업 지원과 학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