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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이름 어떻게 짓나…예언상 금기시되는 이름도

새 교황 이름 어떻게 짓나…예언상 금기시되는 이름도
▲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오는 7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콘클라베에서 차기 교황이 정해지면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선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이 함께 울리면서 새 교황의 이름이 발표됩니다.

교황의 이름을 새로 짓는 관습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고대 기독교의 초창기 교황들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본명이나 세례명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10세기 때인 요한 12세(재위 955~964)부터는 교황에 오르면 새로 이름을 짓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황의 이름은 그 자체로 기독교의 역사 등 고유의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이름을 전에 사용했던 역대 교황이나 기독교 성인의 업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가난한 자들의 성자'라 불린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의 성인 프란치스코(1181~1226)를 기려 이름을 정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한 바오로, 요한 혹은 베네딕토 등의 명칭 대신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최초로 프란치스코란 교황명을 택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는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이름을 택했습니다.

베네딕토는 '축복받은 자'라는 뜻의 라틴어 'Benedictus'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성인 중에도 베네딕토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누르시아 출신 성 베네딕토(480~547)는 유럽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로 '유럽 공동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습니다.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네딕토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5세를 기려 이름을 정했습니다.

역대 교황이 가장 많이 택한 이름은 요한입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요한을 기린 이름을 지금까지 총 21명의 교황이 사용했습니다.

교황명으로 금기시되는 이름도 있는데 베드로가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첫 번째 사도이자 초대 교황이었던 성 베드로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상징성에서 비롯된 것이 크지만, 베드로 2세가 마지막 교황이 될 것이라는 중세의 한 예언(말라키아 예언)도 이런 금기에 한몫했습니다.

금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역대 교황이 사용한 이름 중에서도 새 교황명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낮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우르바노와 비오가 그런 이름들로 꼽힙니다.

우르바노를 쓴 교황 중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종교재판을 시작한 교황 우르바노 8세(재위 1623~1644)가 있어서 현대의 가톨릭교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또 비오라는 이름을 쓴 교황 중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침묵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가 있습니다.

차기 교황의 이름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개혁파라면 사회정의와 노동자 권리에 헌신했던 레오 13세(재위 1878~1903)를 기려 레오를, 청렴을 강조한다면 부패와 족벌주의를 척결했던 인노첸시오 13세(재위 1721~1724)를 기려 인노첸시오를 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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