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선발 투수 코엔 윈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코엔 윈(26·LG 트윈스)에게 '2025년 5월'은 2026년 KBO리그 취업을 위한 '실무 평가 기간'입니다.
첫 번째 실무 평가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윈은 오늘(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3실점으로 막았습니다.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줬지만, 볼넷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직구(48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찍었고, 포크볼(28개)과 커브(11개)를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요리했습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윈은 동료 들의 득점 지원도 넉넉하게 받아 선발승을 챙겼습니다.
LG는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지난 달 1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느꼈고,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 진단을 받자 서둘러 일시 대체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미국, 일본, 대만에서 뛰는 선수와 계약하기 어려운 상황에 LG는 호주 선수를 택했습니다.
윈은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벌인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2주 동안 함께 훈련한 적이 있습니다.
신장 193㎝에 체중 86㎏인 윈은 2024-2025 시즌 호주프로야구(ABL)에서 1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올렸습니다.
ABL 시즌이 종료돼 일자리를 찾던 윈은 LG의 영입 제안을 반겼습니다.
윈이 LG에 머물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4월 17일 '재활 선수 명단'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5월 말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입니다.
윈에게는 내년 KBO가 도입할 예정인 아시아 쿼터가 동기부여가 됩니다.
LG도 윈을 영입하면서, 에르난데스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고, 내년 아시아 쿼터 선발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윈은 "내년에 KBO가 아시아 쿼터를 도입하면 당연히 한국, LG에 돌아오고 싶다"며 "일단 지금 내가 할 일은 에르난데스가 빠진 기간에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월에 윈이 에르난데스의 공백을 잘 메우면, 윈이 2026년 아시아 쿼터로 한국 무대에 설 가능성은 커집니다.
윈은 "야구를 시작한 뒤, 오늘 가장 중요한 경기를 치렀다. 긴장감을 해소하고자 LG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며 "임찬규와 나는 비슷한 유형의 투수다. 임찬규의 어제 투구(6이닝 4피안타 1실점)에 SSG 타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유심히 살폈다. 오늘 등판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윈의 또 다른 조력자는 LG에서 외국인 투수로 뛴 크리스 옥스프링 시드니 블루삭스 코치입니다.
윈은 "LG와 계약했을 때 옥스프링 코치가 '투수에게 중요한 건, 멘털이다. 너는 최상위 레벨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투수'라고 격려해줬다"며 "옥스프링 코치의 조언 덕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윈은 1회초에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1위 최정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윈은 이 피홈런을 '환영 인사'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는 "최정에게 홈런을 맞고 '그래, KBO리그에 온 걸 환영한다는 인사를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며 "최정이 KBO리그 홈런 1위라는 걸 알고 있다. 홈런을 친 최정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호주 국가대표인 윈은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한국을 상대로 2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한국전에 등판해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했다.
프리미어12에서는 문보경을 삼진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4번 타자 3루수 문보경은 이날 만루포와 3점포를 쏘며 4타수 2안타 7타점으로 활약하고, 4회 실점 위기에서 다이빙 캐치로 윈을 도왔습니다.
윈과 문보경 사이에 기분 좋은 에피소드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