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콜로라도주의 자동차 매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가 3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되자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부품 관세가 미치는 파장이 수입 완성차 관세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달 3일부터 시행 중인 상태입니다.
이에 더해 수입 부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더해지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들이 받게 된 타격이 한층 더 광범위해졌다는 진단입니다.
CNN 방송은 이번 부품 관세가 "자동차 산업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며 "기존의 수입차 관세보다 더 크게 산업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경제학자 조너선 스모크는 "솔직히 부품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입차 관세보다 더 나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지난해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1천만 대의 차량 중 수입 부품 없이 생산된 차량은 단 1대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캐나다나 멕시코의 공급업체 중 시급 16달러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부품업체 제품의 경우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한 것으로 분류돼 관세 면제 대상이 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캐나다 부품은 면제되지만, 멕시코 부품은 아주 적은 양만 면제된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부품의 최대 공급원인 멕시코는 지난해 미국에 825억달러, 약 116조 원 규모의 부품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USMCA 준수'로 인정되지 않아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고 CNN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가 미국에서 조립된 자동차에 대해 부품 관세 비용을 일부 환급해주기로 한 조처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은 차량당 평균 약 4천달러, 약 561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CNN은 자체 추산했습니다.
실제로 부품 수입 비율이 높은 제너럴 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CNN 인터뷰에서 올해 관세로 인해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40억∼50억달러, 약 5조6천억∼7조원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GM과 포드, 현대차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수개월간 미국에서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관세로 인한 비용을 무기한 흡수할 만큼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습니다.
NYT는 관세가 특히 저가 차량의 공급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격이 3만달러, 약 4천200만원 미만인 차량 중 거의 80%가 관세 적용 대상에 해당하며, 여기에는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쉐보레 트랙스 등 미국에서 인기 높은 차들이 포함됩니다.
미 언론은 이번 관세 영향이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 수리비, 보험료도 오르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모크는 "부품 관세는 수리·유지비와 보험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단순히 수입 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준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