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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로 120억 뜯은 로맨스 스캠 조직…장애인·노인도 속여

딥페이크로 120억 뜯은 로맨스 스캠 조직…장애인·노인도 속여
▲ 딥페이크 인물을 이용한 화상통화 영상

딥페이크로 가상 인물을 만들어 채팅 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 연인 사이가 된 것처럼 신뢰를 쌓으며 투자 사기 행각을 벌여 120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일당 45명을 검거해 주범 A 씨 등 10명을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채팅 담당 직원 등 나머지 35명을 입건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먼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있는 일반인 사진 등을 모은 후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가상 인물인 34세 여성 B 씨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B 씨가 실존하는 인물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혈액형과 부모 직업, 가정환경, 학력, 자산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후 채팅 앱에서 남성들에게 무작위로 말을 걸었습니다.

일단, 피해자와 연락을 시작하면 B 씨 역할을 맡은 채팅 담당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10∼15일 치 시나리오에 따라 매일 채팅하면서 마치 교제하는 사이가 된 것처럼 신뢰를 쌓았습니다.

딥페이크 인물 B 씨를 통해 영상통화까지 하면서 상대방이 완전히 믿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자신이 투자를 통해 서울 강남에 40억 원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카페도 운영 중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같이 투자 공부를 해보자"라고 권유했습니다.

이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B 씨가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에 접속했고, 이때 해당 채널에 등장해 '경제 전문가' 행세를 하는 다른 일당이 피해 남성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실제 존재하는 투자회사의 가짜 투자사이트와 대포통장을 알려주며 가상화폐·주식 투자금을 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피해 남성들은 가짜 사이트에서 자신의 투자금이 수익을 나는 것을 보고 안심했으나 수익금을 찾겠다고 하면, B 씨는 입원했다는 둥 핑계를 대면서 그대로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A 씨 일당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여 명을 상대로 120억 원을 뜯어냈으며 가상화폐나 상품권 매매 등을 통해 현금화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장애인이나 중소기업 사장, 주부, 노인 등도 있으면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8억 8천만 원까지 뜯겼습니다.

일부는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를 통해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을 확인했으며, 캄보디아 현지에 피의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 조치했습니다.

현재 총책 부부 2명은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상태로, 경찰은 송환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해외 도피 중인 피의자들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울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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