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관악구 아파트 방화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4월 21일 오전 8시 17분경,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삽시간에 치솟았다. 약 1시간 40분 만에 진화된 화재, 그러나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가 생겼다.
방화로 추정되는 이 화재 사건의 사망자는 바로 방화범인 60대 이 씨. 그는 해당 아파트에 살던 주민이었다. 몇 달 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이 씨는 자신이 살던 곳 위층에 불을 지른 것.
또한 그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 전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근처에도 불을 질렀다. 화염 방사기 같은 것으로 불길을 뿜어내며 닥치는 대로 불을 지른 이 씨. 이후 그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기름통과 화염 방사기를 싣고 유유히 떠났고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이다.
화재는 401호와 404호에 집중되었는데 401호 피해자의 아들은 그가 복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301호에 살던 이 씨는 401호에서 소음이 들린다며 수시로 분노를 표출했고 때때로 보복 소음까지 일으켰다고. 아무리 해명을 하고 조심해도 이 씨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그의 행동에 이웃들은 고통받았다.
결국 이 씨는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거하게 되었는데 아파트를 떠나던 때 이웃들을 비난하며 떠났다는 것.
이 씨가 사용한 도구는 충전 고압 세척기로 물 대신 휘발유를 넣어 화염 방사기처럼 쓴 것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기기 내부에 모터가 있어서 휘발유 같은 것이 들어가면 모터가 금방 고장이 난다. 나가는 압력이 약해지면 불이 거꾸로 타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매우 위험하다. 거의 자살 행위이다"라며 그가 방화를 하다 사망한 이유를 추측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로 모든 집의 창문이 외부로 노출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씨는 강한 압력으로 창문을 깨고 직접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것.
그리고 그는 불을 지르기 전 문을 두드리며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이때 403호 주민은 그의 이런 행동을 무시했다고. 이에 401호 피해자의 아들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람이 있는 곳에 불을 지른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전문가는 이 씨의 행동에 대해 "의도를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라며 "원한이 있던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고 극적인 범행을 갖다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굉장히 공을 들였는데 어떻게 보면 자기는 굴욕을 당하고 그곳을 나왔기 때문에 일종의 어떤 의미냐 자신을 응징자로 생각했을 거다. 너희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내가 벌을 내리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화재 발생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은 401호 피해자. 피해자의 아들은 이 씨가 사망한 것에 대해 "안 죽고 살았으면 죗값을 받았을 텐데. 왜 불을 질렀나 물어볼 수도 없다"라며 씁쓸해했다.
비뚤어진 분노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은 사건. 마지막으로 방송은 분노의 불씨가 할퀴고 간 상처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