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에 답하는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과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오늘(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며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지금도 기억 못하고 있다"면서도 "의혹들이 명백하고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오늘 오전 9시 반쯤 공수처에 출석하기에 앞서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 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오늘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의 본인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선별 작업을 참관하기 위해 공수처에 출석했습니다.
그는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당시 공수처 수사관들이 제게 하루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푼다고 얘기했는데, 변호인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했다. 압수수색 당시 경황 없이 (비밀번호를) 넣다 보니 기억을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경찰에서 암호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한 것으로 알고 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8월 가선별작업에서 많은 자료가 나와 공수처는 구명 로비가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연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명백히 국민들께 속 시원하게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한 뒤 공수처 청사로 들어갔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압수수색으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 잠금을 풀지 못했습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임 전 사단장이 참관한 상태에서 한 차례 포렌식 선별 작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공수처는 최근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됐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점을 고려해 12·3 비상계엄 이후 사실상 멈췄던 수사를 5개월 만에 재개했습니다.
채 해병 사건은 지난 2023년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이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사고입니다.
수사 외압 의혹은 당시 초동 수사를 지휘한 박 전 수사단장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VIP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 외압 의혹 수사에 나섰습니다.
수사 인력을 사실상 모두 투입한 계엄 수사 전인 지난해 11월 말까지, 관련자 조사를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6월 말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로는, 의혹 관련자를 조사하는 등 7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법리 및 수사 기록 검토를 이어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