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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뜨고 100명 수용…서해 '중국 구조물' 파장

<앵커>

중국이 한국과 경계선이 확정되지 않은 서해 한복판에 구조물을 세워놓고는 어업시설이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죠. 바다 바닥에 고정하는 형식이라 서해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거 아니냐 의심을 받고 있는데, 중국은 한 술 더 떠 올해 안에 구조물을 열 개 더 짓겠단 계획도 내놨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산동해양그룹은 지난 2022년 3월, 문제의 구조물을 어업 이외의 활동이 금지된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안에 설치했습니다.

서해 양식장 개발에 나선다며 설치한 해당 구조물은 석유 시추 시설인 '애틀란틱 암스테르담호'를 개조한 겁니다.

국내 석유시추 전문가들은 "'애틀란틱 암스테르담호'는 약 수심 120m 이내 해상에서 고정형으로만 운영되는 시설"이라고 SBS 기자에게 설명했습니다.

지난 2022년, SBS가 처음으로 중국이 서해에 석유시추시설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세웠단 보도를 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같은 자리에 고정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입니다.

중국 측은 구조물이 양식장 관리용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헬기 착륙장도 있고,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가로 100m, 세로 80m 규모라 어업이 아닌 전략적 용도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신범철/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장 : 고정형이라는 건 특정 해상 영역을 일관 되게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향력 행사가 강화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중국은 고정형 구조물 주변에 감시탑처럼 생긴 반잠수형 구조물인 선란 1, 2호기도 띄워놓은 상태입니다.

중국은, 이 역시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하며 선란 1, 2호기가 있는 바다를 국가 심해양식 시험구로까지 지정했습니다.
 
이에 더해 중국 칭다오시는 올해 안에 선란과 유사한 반잠수형 구조물 1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필리핀, 타이완 등과 영토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도 비슷한 행각을 벌여왔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남중국해에 인공섬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어 대공포와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 군사 요새로 둔갑시키더니 결국 인공섬을 중국 영토, 주변 바다는 중국 영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해상 경계선이 확정되지 않은 서해 한중 잠정수역에서도 중국이 어업시설이라며 대형 구조물을 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중국에 서해 잠정수역 내 시설물 설치 중단을 요구해 왔습니다.

중국이 불응하자 정부는 단순한 외교적 대응을 넘어 우리도 잠정수역에 구조물을 설치하는 비례적 대응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강도형/해양수산부 장관 : 비례 조치 포함해서 실효적으로 가능한 부분들 저희가 같이 고민하고 있고 정부에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예정된 한중 해양협력 대화에서도 중국에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한결,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엄태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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