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대리'…가톨릭교회 이끄는 교황

교황은 14억 가톨릭교도들의 정신적 아버지(Papa)이자, 그리스도의 대리인입니다.

교황의 시원은 2천 년 전 예수의 제자인 베드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라틴어로는 '파파'(Papa)입니다.

'파파'라는 말은 3세기 초 고위 성직자를 일컫는 존칭으로 사용되다가 5세기 무렵부터는 로마 주교를 의미하는 말로 활용됐습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처음엔 '교화황'(敎化皇)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 뒤 '교황' 과 '교종'(敎宗)을 혼용해오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황'으로 통일했습니다.

교황은 여러 지위를 갖습니다.

교황청 연감에 따르면 교황은 로마 주교,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의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대사제, 서유럽의 총대주교, 이탈리아의 수석 대주교, 로마 관구의 수석 대주교, 바티칸 시국의 원수, 하느님의 종 중의 종 등으로 규정됩니다.

이들 명칭 가운데 '바티칸 시국의 원수'는 가장 늦게 생긴 것이며, 이는 유일하게 교황의 정치적 지위를 나타냅니다.

교황은 교리상 로마 가톨릭교회 전체를 통솔하는 '절대 권력'을 갖습니다.

교회 안의 모든 법령은 교황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교황은 협의를 거치지 않고도 교회 안의 규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교회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통치권, 성품권, 교도권을 가집니다.

통치권은 교회를 지도하는 데 필요한 입법·행정·사법권을 포함하고, 성품권은 성직자로서 백성을 거룩하게 하는 직무를, 교도권은 교리를 가르치는 직무를 각각 나타냅니다.

교황은 교령을 승인·재가·정지시킬 수 있고, 시복·시성(諡福·諡聖)을 할 수 있습니다.

주교를 임명하고 추기경을 지명하는 일, 교구를 설정·관리·변경·정지하는 일, 교구장을 보좌하도록 보좌 주교를 선임하는 일 등도 교황의 역할입니다.

교회 재산 관리, 공의회 소집·주재·폐회, 축일 지정, 교회법 도입·변경·폐지, 청문회 개최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하는 재판은 받지 않기 때문에 법정에 소환되지 않을 권한을 갖습니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지니기에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당장 자신의 이름, 이전의 국적, 시민권을 버려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부분까지도 전부 규제받게 되며, 일주일에 1번씩 고해 사제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교황의 고해성사는 예수회 사제가 담당하는데 고해 사제는 정해진 시간에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이 고백하는 죄를 듣고 사해줍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