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강제노동을 이유로 국내 최대 염전의 소금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농어촌 외국인 계절노동자들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해산물 불공정 교역에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직후여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정반석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수산업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 참석한 미국 수산업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소합니다.
[미국 수산업자 : 중국, 일본, 한국, 타이완이 우리 200해리 구역 바로 경계에서 조업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이 미국 시장에 수산물을 덤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의 해산물 불공정 관행과 비관세 장벽 등에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쉬운 결정입니다. 정말 말이 안 되잖아요?]
이런 조치가 나오기 몇 달 전부터 미국 정부가 한국 농어촌의 이주노동자 인신매매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미 국무부가 국내 양식장과 농가 등에 단기간 고용되는 외국인 계절노동자의 피해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기복/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 미 국무부에서 지난 1월에 한국에서 계절노동자 관련한 인터뷰가 있었고요. 신안 염전에 대한 (금수조치) 보도가 난 이후 미국에서 이런 조치들이 계절노동자 제도와 연관돼서도 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폭행, 여권 압수, 임금 갈취 등을 당해 인신매매 피해자로 우리 정부가 공식 인정한 계절노동자는 14명에 이릅니다.
[인신매매 피해 계절노동자 : 브로커가 한 달에 1백만 원씩 가져갔어요. 현금으로 받거나 자기 계좌로 입금하라고 시켰어요.]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의 경우 2022년 미국 정부의 실태조사가 최근 소금 수입금지로 이어진 것처럼 다른 농수산물에 대해서도 이런 조치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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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정반석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다른 농수산물까지 미국 제재 가능성?
[정반석 기자 : 네, 국내 최대 염전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다른 농수산물에 대한 제재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은 외국 해산물 생산에 강제 노동이 쓰였는지 조사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불법 해산물을 항구에서 철저히 차단하라는 지시까지 들어가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강제노동 문제를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 덤핑 공급을 할 수 있게 하는 불공정 경쟁, 비관세 장벽으로 보고 있어 우리 정부에 대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Q.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 문제점은?
[정반석 기자 : 계절노동자 제도는 기초지자체가 알아서 외국에서 노동자를 구해오라는 식이라서 돈을 갈취하는 브로커가 활개 치기 쉬운 구조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관련 법규정이 전무해 인신매매가 성행하는데도 브로커를 처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법무부는 오는 22일 김 양식장 외국인 노동자 착취 피해가 발생했던 지자체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박태영·방민주·홍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