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의대증원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며 사실상 백기투항했지만 의사들 투쟁 강도는 더 올라간 것 같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늘(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사과와 수습책을 요구했습니다. 과연 이게 환자를 위한 게 맞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도심 7개 차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2만 5천여 명에 달합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회장 : 가치가 회복될 수 없다는 판단에 우리 후배들은 아직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의사들이 싸우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수습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의료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재논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면서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 40개 의대 학생들도 내년도 정원 동결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선우/대한의과·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 : 의대 증원은 과학적인 추이에 따라 그리고 교육 현장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사흘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 발표에도 의협이 대대적인 세 결집에 나선 것은, 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재경/집회 참가자 (의사) : 약속도 진짜로 이행될지도 모르는 거고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그러나 거듭된 실력 행사에 환자와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환자들의 피해나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의료계의 요구, 이익만을 위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힘들죠.]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양보를 해도 또 다시 다른 문제나 해결책을 요구하고, 사실 환자나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행태나 모습에 대해서 동의할 수도 없고.]
정부가 '증원 0명' 카드까지 꺼내며 사실상 물러난 상태에서, 의료계가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가면서, 의정 갈등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