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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어머니가 안에…" 울부짖자 한 경찰이 불길 속에 뛰어들었다

전남 보성의 한 농촌 주택. 화재로 건물 전체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불이 난 건 지난 16일 오후 1시 50분쯤입니다.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던 상황.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은 보성 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박유민 경위였습니다.

[박유민 경위/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 (먼저 나온) 가족 분들이 산 중턱에서 계속해서 "저기에 사람이 있다. 지금 안 구하면 지금 돌아가신다." 연기가 시커멓게 둘러싸여 있고 폭발음이 들리는 상황에서 여기서 '못 구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가 들어가게 된 겁니다.]

박 경위는 먼저 피신한 가족들의 통곡 소리에 아무런 장비 없이 점퍼만 물에 적신 채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이미 마당에 주차된 차량의 범퍼마저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웠고, 집 안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가까스로 찾아낸 95세 노모.

방 한편에 홀로 떨고 있던 할머니는 남은 힘을 다해 박 경위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박유민 경위/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 할머니가 있다는 그 방 앞에 가니까 문이 잠겨 있었어요. 문이 오래돼서 잘 안 열려서 손과 발로 부수고 방에 들어가니까 할머니가 희미하게 "나 걸을 수가 없다"고 "못 움직인다"고 얘기를 하셔서 "제가 할머니 살려드릴게요" 하고 할머니를 바로 부둥켜안고 제가 왔던 길로 다시 나갔습니다.]

구조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들어간 박 경위에 감사함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 경위는 "그날 제 소중한 가족이 떠올랐고, 할머니 구조를 포기하면 남은 경찰 생활을 제대로 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았다"며 "할머니 가족을 지킬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 채희선, 영상편집 : 김수영, 자료제공 : 보성경찰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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