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의 모습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45일 휴전안을 거부하고 포괄적 협상을 통한 종전안을 제시했습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협상단을 이끄는 칼릴 알하야는 17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더는 임시적 합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알하야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가자지구 내에 억류한 인질을 모두 풀어주는 포괄적 패키지 협상에 바로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지속을 토대로 한 정치적 의제를 가리려고 부분적 휴전을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런 정책을 공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심의 시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인질 10명의 석방과 함께 45일간 지속되는 부분적 휴전을 하마스에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하마스의 포괄적 종전 협상안은 하마스에 대한 불신과 가자지구 철군 조건 때문에 네타냐후 정권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양측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올해 1월 단계적 휴전을 시작했으나 합의는 지난달 18일 이스라엘의 재공격으로 깨졌습니다.
중재를 시도하고 있는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비난하는 상황에서 진전 신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휴전 복원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지난 14일 협상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상이 헛바퀴를 도는 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공세는 점점 격화하며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전쟁 경로를 바꿀 수 있는 미국 정부는 당장 돌파구를 마련할 기색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하면서도 네타냐후 정권을 일방적으로 지지해 현재로서는 협상에 도움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제임스 휴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하마스의 발언에서 그들이 평화가 아닌 항구적 폭력에 관심이 있다는 게 증명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질을 풀어주든지 지옥을 각오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중재국인 카타르는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참상에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는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카타르는 당사자들 입장을 좁혀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완화할 합의를 이루도록 중재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은 59명으로 24명이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해 1천200명을 정도를 죽이고 251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