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 화재 현장
지난 16일 전남 보성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고립된 95세 할머니를 소방관들보다 먼저 도착한 경찰관이 화염 속에 뛰어들어 구해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오늘(18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2시쯤 보성군 보성읍 한 주택에서 불이 나자 소방공동대응요청이 보성읍파출소에 접수됐습니다.
파출소에서 3km가량 떨어진 화재 현장에 소방보다 먼저 도착한 박 모 경위 등 경찰관 6명은 불길이 빠르게 집 전체로 번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방이 오기 전 현장 주변을 통제하던 박 경위 등은 집 근처 우측 언덕으로 대피한 가족들로부터 "노인이 안에 있다"는 안타까운 울부짖음을 들었습니다.
한 달 전 다리 수술을 받아 거동하지 못하는 95세 할머니를 화염과 연기 탓에 가족이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박 경위는 가족의 얘기를 듣자마자 외근 점퍼에 물을 뿌려 얼굴을 감싼 뒤 불길이 솟아오르는 문을 부수고 집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연기로 꽉 찬 방안에는 의식이 희미한 할머니가 고립돼 누워있었고, 박 경위는 할머니를 들어 안고 별다른 부상 없이 집 밖으로 탈출했습니다.
할머니의 가족은 "들어갈 엄두를 못 내고 있던 불길 속으로 경찰관이 두말없이 뛰어들어 구해냈다"며 "은혜를 잊지 않고 갚겠다"고 경찰에 전했습니다.
생명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박 경위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연기를 많이 마셔 휴가를 내고 쉬는 중입니다.
(사진=보성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