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에 핀 벚꽃
강원 원주시의 늙은 소나무 가지에 벚꽃이 활짝 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7일 원주 반곡동 혁신도시 내 웃만이 소공원을 걷던 시민 A 씨는 커다란 소나무 앞의 안내판을 찬찬히 읽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안내에 따르면 해당 소나무는 수령이 150년가량 된 노거수로 높이는 10m, 최고 둘레는 340cm였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니 소나무 가지의 움푹 파인 곳에 벚나무 가지가 자랐고, 그 가지에서 꽃망울이 터져 있었습니다.
A 씨를 비롯한 시민들은 소나무에 핀 벚꽃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연신 담았습니다.
산림 전문가에 따르면 소나무에 벚나무 가지가 자라고 꽃을 피운 것은 학술적 가치가 크지 않지만 특이한 일입니다.
벚나무는 속성수로 재질이 무르고 단단하지 못해 이식이 쉽지 않고 토양 등 생육조건이 좋아야 합니다.
해당 소나무의 옹이나 패인 부분에 나뭇잎 등이 쌓여 부엽토가 되면서 생육조건이 형성돼 씨앗이 발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학 박사인 김하선 전 강원도 산림과학연구원장은 "아마도 소나무 옹이 또는 껍데기가 파인 곳에 새가 떨어뜨리거나 바람에 날려 활착한 씨앗이 발아해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2년생 정도로 보이며 앞으로 가지는 자라는데 뿌리는 뻗지 못해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독자 고석태씨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