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대학교 강연서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 뛰어 넘어"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한 대학교 특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17일 오전, 인하대학교에서 '법률가의 길'에 대해 특강을 하며 법률가로서 가야 할 길을 혼(魂), 창(創), 통(通)으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그는 '왜 나는 법률가가 되려 했나'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문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 선고 이후 소회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분열과 혼란을 겪은 우리 사회가 성장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관용과 자제"라고 답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관용은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고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관용과 자제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탄핵소추가 야당의 권한이다, 문제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렇다면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게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느냐 아니냐, 현재까지 탄핵소추는 그걸 넘지 않았고 비상계엄은 그걸 넘었다는 게 우리(헌재) 판단이다"라며 "탄핵 선고에서 모순이 있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모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야당에 적용되는 권리가 여당에도 적용돼야 하고 여당에 인정되는 절제가 야당에도 인정돼야 그것이 통합"이라며 "나에게 적용되는 원칙과 너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다르면 어떻게 통합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그 통합을 우리가 좀 고수해 보자. 그게 탄핵선고문의 제목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인하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