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이후,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기준이 강화됐죠.
보조배터리의 화재 위험은 어느 정도고, 안전한 보관 방법은 무엇인지 실험하는 현장에 노동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1만mAh 용량 휴대용 보조배터리의 안전장치를 제거한 뒤 화재 시험을 해봤습니다.
발열 장치로 배터리 온도를 250℃까지 높이자, 서서히 부풀어 오르다 폭발합니다.
흰색 부산물 가스를 뿜어내더니, 내부 온도가 450℃를 넘는 '열폭주 현상'을 일으키며 녹아버립니다.
열폭주로 일어난 배터리의 불길은 이렇게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용기에 담는 게 가장 안전할까.
투명한 비닐 봉투와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내열 봉투, 그리고 금속 상자에 각각 나눠 담고 과충전을 일으켜 봤습니다.
비닐 봉투에서는 가스 누출 등 이상 현상이 쉽게 눈에는 띄지만, 불길을 막는 건 역부족입니다.
내열 봉투는 안에서 불이 났는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에서 결국 불이 붙습니다.
가장 안전할 것 같은 금속 상자는 어떨까, 이 또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갑자기 폭발해 버립니다.
[최기옥/방재시험연구원 화재조사센터장 : (배터리 이상) 신속한 인지, 신속한 소화 측면에서는 비닐 봉투가 효과가 있다고 보입니다. 불연성 재료의 용기가 만들어진다면 주위로 화재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보조배터리 보관 목적 용기에 대한 안전 기준이 없다 보니, 항공사마다 대책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배터리 이상 현상 발견 즉시 안전하게 옮겨 담을 전용 보관함을 개발하고, 과충전 보호회로가 탑재된 KC 인증 정품 배터리를 사용하는 게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으로 지적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이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