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습니다. 경기 부진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분기 첫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연 2.75%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원 달러 환율 등, 미국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대외 상황 급변으로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라는 것 때문에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확 들어온 그런 느낌이라 좀 밝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지 않겠나….]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물가와 성장 등을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지켜보자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음 달 발표하게 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의 기존 전망치인 1.5%를 대폭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1분기에 저희 산불 날 줄도 몰랐고요. 그다음에 이렇게 정치적 불확실성이 굉장히 오래갈지도 몰랐고.]
한국은행은 오늘(17일) 배포한 경제상황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단 입장"이라고 밝혀, 다음 달 금통위에서는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총재는 정부의 12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0.1% 포인트 정도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