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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투혼' 펼친 김정은의 최측근…그가 갑자기 사라졌다 [스프]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북한의 '현대전' 적응 노력 무시해서는 안 돼

양말 투혼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에서 조용원 조직담당 비서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힙니다. 노동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다 조직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조직지도부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노동당 전문부서 가운데 선전선동부와 함께 가장 핵심적인 부서입니다.

이러한 직위를 떠나서도 조용원은 김정은의 현지 지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통일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조용원은 김정은을 38회나 수행해 김정은을 가장 많이 수행한 간부로 나타났습니다. 최고지도자와의 거리가 권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독재체제의 특성상, 김정은의 바로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용원의 위상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히 짐작이 갑니다.
N코리아 정식



조용원, 간부 기강 문란 책임지고 "자숙 중"
이런 조용원이 최근 사라졌습니다. 지난달 1일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는 보도 이후 40일 넘게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입니다. 김정은은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근로자휴양소 건설 현장과 조선소, 평양 뉴타운 건설 현장 등 여러 곳을 시찰했지만, 조용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용원은 현재 간부들의 기강 문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들어 북한 내에서 있었던 당 간부들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용원이 자숙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당 간부들을 질타했습니다.

남포시 온천군의 당 간부들은 봉사기관으로부터 음주 접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자강도 우시군의 농업감찰기관 감찰원들은 권한을 악용해 인민들의 재산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신랄히 비판받았습니다. 회의에서는 "지도간부로서의 초보적인 자격도 없는 썩어빠진 무리, 방자한 오합지졸의 무리들"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온천군 당 위원회와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은 전격 해산됐습니다.
N코리아 정식 지난 1월 열린 비서국 확대회의, 일부 간부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또 관련 간부들에 대해 엄정한 처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는데, 관련 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간부들, 당 조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조직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조용원도 책벌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조용원은 혁명화나 숙청 같은 처벌까지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말 투혼' 펼친 조용원
김정은 옆에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 적는 조용원. 그의 처세술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김정은은 2023년 8월 강원도 안변군의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을 시찰했습니다. 태풍 피해를 입은 논들의 복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김덕훈 당시 총리와 조용원 비서 등 간부들이 동행했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눈에 띈 것은 조용원의 발이었습니다. 조용원이 신발 없이 양말을 신은 채로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용원은 양말을 신고 논에 들어갔다 온 탓인지 양말은 물론 양복바지까지 진흙에 젖은 모습이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의 지시를 한 가지라도 더 받아적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양말 투혼'을 펼친 것입니다.
N코리아 정식 양말을 신은 채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는 조용원


일정 기간 근신 뒤 복귀 가능성
이렇게 '양말 투혼'까지 펼친 조용원이지만, 결국 이번에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당 위원회가 해산되는 형편이니 조직담당 비서가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용원이 혁명화와 같은 처벌을 면했다는 것을 보면, 일정 기간의 근신 뒤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관련 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동안에는 공개 활동을 하기 어렵겠지만, 검열이 일단락되고 조용원이 큰 책벌 대상에서 벗어난다면, 김정은은 다시 조용원을 등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부들을 아예 숙청을 통해 날려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한 책벌과 재등용을 통해 충성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김정은의 용인술이기도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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