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에 대해 예고한 보조금 취소와 면세 지위 박탈을 현실화하고 나섰습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버드대에 대한 총 270만 달러, 약 38억 원 규모의 국토안보부 보조금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놈 장관은 "유약한 지도부에 의해 반유대주의에 굴복한 하버드가 극단주의 폭동의 온상이 되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세금을 맡겨둔 대학들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놈 장관은 이어 "이번 조치는 하버드에 대한 22억 달러, 약 3조 원이 넘는 연방 보조금을 동결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세청도 하버드대에 대한 면세 지위 박탈을 추진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하버드대 면세 지위 박탈에 대한 최종 결정이 곧 내려질 것이라면서 이렇게 전했습니다.
미 국세청은 연방법에 따라 세금 면제를 취소할 권한이 있는데, 하버드대와 같은 교육, 종교, 자선 목적의 비영리 기관은 다양한 부분에서 면세 혜택을 받지만, 정치 활동을 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 면세 지위를 잃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를 겨냥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하버드는 웃음거리"라며 "증오와 어리석음만 가르치고 있으니 더 이상 연방정부 지원도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어 "하버드는 심지어 더 이상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며 "그 어떤 세계 명문대 목록에도 고려 대상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하버드대는 지난 14일 미국 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명분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교내 정책 변경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가 연방 보조금을 받으려면 입학·채용에서 다양성 우대 조치를 중단하고, 반이스라엘 성향 학생의 입학을 막기 위한 유학생 제도를 개편하는 등의 조치를 실행하라고 요구했는데, 이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많은 대학에 정책 변경이 없으면 정부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 MIT가 하버드대에 이어 정부 요구를 거부하고 정부 요구에 굴복했던 컬럼비아대도 태세를 바꾸는 등 반발 기류는 미 대학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