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16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58분(서부 오전 8시 58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95% 내린 104.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날 주가는 약 7% 하락 출발해 110달러선을 하회하며 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날 하락은 전날 미 정부가 최근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수위를 한층 더 강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입니다.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과 AMD의 MI308 등을 새로운 중국 수출 허가 품목으로 포함했습니다.
H20 칩은 그간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엔비디아가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습니다.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H100 칩에서 성능이 낮아진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 왔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규제를 강화하면서 성능이 낮은 H20 칩까지로 수출 제한 조치가 확장된 것입니다.
특히, 올해 1분기 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의 주문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H20 칩을 수출하지 못하면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 달러(7조 8천56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도 MI308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8억 달러(1조 1천312억 원)의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시간 AMD 주가도 6.5% 하락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다른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퀄컴도 각각 2.92%, 3.3%, 2.2%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74%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강화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시가총액 1위 애플(-2.48%)과 테슬라(-1.83%), 마이크로소프트(-2.24%) 등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하락세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