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을 대선 주자 여론조사 대상에 넣었더니 단번에 보수 진영 2위까지 치고 나갔습니다.
정작 한 대행은 '불출마'에 가까운 언행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NO"라고 불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출마해봤자 윤석열의 아바타"라며 비판하고 있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소명" 언급한 한덕수…불출마?
한 대행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무소속 등의 방식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한덕수 대행은 오늘(1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소명'이라는 말을 두고 대선 출마 요구에 대해 우회적으로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총리실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관세 대응을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한 대행이 국정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노(NO)'라고 명확한 불출마 선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55일 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출마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불출마 선언한 것과 달리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한덕수 출마'의 불씨도 꺼지지 않고 여러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가운데 '무소속 출마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서 한 대행을 나중에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로 나서게 한 뒤 다음 달 3일 결정되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꾀한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출마 선언 없는데도 여론조사서 '보수 2위'
한덕수 대행을 넣은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오늘(14일)은 에너지경제신문이 의뢰한 리얼미터 여론조사(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6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 권한대행 선호도는 8.6%로 단번에 보수 진영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48.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 한덕수 권한대행(8.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2%), 홍준표 전 대구시장(5.2%) 순이었습니다.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는데도 출마를 원하는 국민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확실한 '이재명 대항마'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나 한 대행이 '출마 카드'를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7%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시면 됩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일제히 반발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한덕수 출마론'에 반발하는 기류가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한 대행 출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모든 뉴스에서 우리 당의 경선에 관한 얘기는 두 번째로 밀립니다. 모든 언론의 얘기가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 이런 얘기들을 한단 말이에요. 저는 지금 이 상황은 우리 국민의힘이 대단히 중요한 시기인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행위다 이렇게 생각해요.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CBS 라디오에서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한 분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과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했습니다.
당내의 한 대행 추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철딱서니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진행자: 한덕수 대행의 출마는 논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이다.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 (한 대행 출마 촉구) 기자회견 이것도 부풀려진 이야기다?
▶ 홍준표 전 대구시장: 부풀려진 이야기가 아니고 몇몇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이, 중진 의원들이 설치는 겁니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내에선 4선 박덕흠 의원, 3선 성일종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한덕수 차출론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문수 전 장관도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정통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 그만둘 경우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대행 출마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은 없다"고 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대행 출마 요구와 관련해 "당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