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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IMF차관 추가 도입·통화 평가절하에 물가 상승 우려

11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 내용과 외환규제(CEPO) 폐지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 11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 내용과 외환규제(CEPO) 폐지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추가 도입과 외환규제(CEPO) 폐지 등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현지시간 지난 11일 밤 대국민담화를 통해 관련 정책 내용을 직접 설명했지만 좀처럼 우려는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에 힘입어 경제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없으며, IMF 차관 도입 자체가 더 심한 경제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IMF의 최대채무국이며, 앞서 2018년 중도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에서 IMF로부터 570억 달러, 우리 돈 약 8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차관을 승인받았고 최근 또다시 200억 달러, 약 28조 6천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했습니다.

현지에서는 2001년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에 빠지기 전 페르난도 델라루아 당시 대통령이 IMF 차관 요청 후 했던 연설이 이번 밀레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과 거의 똑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관련 연설 동영상을 SNS 엑스에 올려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긴축정책으로 재정 흑자가 난다더니 200억 달러의 IMF 차관이 왜 또 필요한가"라면서 "2001년 경제 위기 데자뷔다. IMF 차관은 밀레이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의미한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IMF 차관은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재정적자를 흑자로 전환해 얻은 성과로 기존 IMF 차관과는 다르며, 향후 20∼30년간 아르헨티나는 중국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6년간 지속된 외환통제 조치인 외환규제는 오는 14일부터 폐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밀레이 대통령은 통화 평가절하는 절대로 없다면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경제학자는 사기꾼이라고 맹비난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월 1%의 환율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크롤링페그제를 결국 포기했고, 14일부터 일정 가격 내에서 환율이 움직이는 환율밴드제를 시행한다면서 환율 밴드는 1달러당 1천 페소에서 1천400페소라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공식 환율이 1달러당 1천90페소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30% 평가절하가 이뤄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평가절하가 아니라 환율밴드제 도입이라고 설명했지만, 마르틴 레드라도 아르헨티나 전 중앙은행 총재는 현지 방송 LN+와의 인터뷰에서 환율밴드제를 사용하면 공식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3월 월간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이번 환율밴드제 사용으로 공식 환율이 오르면, 각종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다시 폭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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