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탈북브로커 행세하며 돈만 챙긴 탈북민, 국제공조로 검거

태국에 불법 체류하며 탈북 브로커를 사칭하고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탈북시켜 주겠다"며 탈북민들을 속여 돈만 가로챈 40대가 국제 공조수사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태국 현지에서 체포해 국내로 송환한 뒤 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A 씨는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 2명에게 탈북 브로커 행세를 했습니다.

A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1차례에 걸쳐 착수금, 숙박비 등 명목으로 1억 3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2016년부터 태국에 불법체류 중인 A 씨는 범행 기간 내내 태국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마치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을 오가며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탈북시킨 것처럼 속여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을 중국 공안에 넘겨 북한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하는 등 집요하게 돈을 요구했고, 피해자들은 생활고에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집 보증금을 빼 A 씨에게 건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4월 피해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A 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태국 내 파견 중인 한국 경찰관을 통해 태국 경찰과 긴밀하게 공조한 끝에 지난해 12월 현지에서 A 씨를 검거했습니다.

이후 인터폴, 태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이달 2일 A 씨를 국내로 송환한 뒤 공항에서 A 씨를 체포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태국에서 불법 체류 생활을 하며 생활고를 겪다가 탈북 브로커를 찾는 탈북민들이 많은 것 같아 범행했다"며 "건네받은 돈은 생활비로 썼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