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반기문 낙마·황교안 고배…실패 거듭했던 보수 '꽃가마' 대망론

반기문 낙마·황교안 고배…실패 거듭했던 보수 '꽃가마' 대망론
▲ 한덕수 권한대행,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오늘(9일)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덕수 대망론'에 불을 지피면서 과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각종 '꽃가마 대망론'에 관심이 모입니다.

대망론은 뚜렷한 '원톱' 후보가 없을 때 주로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형성돼왔습니다.

정치권 밖 인물을 수혈해 승부수를 띄워보자는 당 내부의 공감대가 만들어지면서입니다.

본인이 결단해 레이스에 뛰어든다면 꽃가마를 타듯 순조로운 지지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어집니다.

이런 대망론은 안정적인 리더십을 기대하는 측면에서 주로 '관료 출신' 인사들이 거론돼 온 것도 특징입니다.

다만 대망론의 주인공이 됐던 인사들 대부분은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하거나, 이후 대선에 출마했더라도 당선되지 못했습니다.

보수진영에서는 2016년 말∼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띄워진 '반기문 대망론'이 대표적입니다.

직업 외교관으로 외교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한 때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범보수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대선 행보에 나선 지 20일 만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습니다.

정치신인으로 자신에 대한 각종 검증 공세를 견디지 못한 점, 당시 진보 진영 유력 대권 후보였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한 점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됐습니다.

반 전 총장 이후 대망론의 주인공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였습니다.

법조인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거쳐 총리로 발탁된 황 전 총리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갈 곳 잃은 보수층 표심을 그대로 흡수하며 '황교안 대망론'을 만들어냈습니다.

당시에는 불출마를 선언했던 황 전 총리는 퇴임 후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를 거쳐 2021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망론'이 보수 진영을 강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갈등을 빚은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구원투수로 소환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인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같은 해 11월 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돼 이듬해 3월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선 대망론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과 달리 실제 대권으로 직진해 당선된 유일한 사례였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파면되는 불행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대망론이 거론됐습니다.

고 전 총리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가 헌재에 의해 기각되기 전 두 달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며 여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고 전 총리는 17대 대선 국면이 펼쳐지자 당시 범진보 진영의 유력 대권후보로 떠올랐고, 총리 퇴임 후 대학 강연 등 대권 행보를 이어갔으나 2007년 결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처럼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권 도전에 나섰다가 낙마한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된 출마론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한 대행은 최근 총리실 간부들에게 "대선의 'ㄷ' 글자도 꺼내지 마라"며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고, 윤상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대선 출마를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