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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8조 원' 증권사 2곳 불과…IMA 지정 "문턱 더 낮춰야"

'자기자본 8조 원' 증권사 2곳 불과…IMA 지정 "문턱 더 낮춰야"
▲ 금융위원장-종합금융투자사업장 간담회

오늘(8일)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자 증권가에서는 증권사 대형화와 투자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규제의 유연화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이번 발표는 2017년 도입됐지만 지금껏 운영 사례가 없던 종합투자계좌(IMA)를 처음으로 공식 허용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회사채나 기업 대출 등 여러 영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종투사 고유 상품입니다.

다른 증권사 금융상품과 달리 '원금 보장' 조건이 붙는 만큼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찾는 고객의 수요가 몰리며 금융시장의 구도를 뒤바꿀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IMA는 예금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운용 종투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집니다.

금융당국은 오늘 자기자본 8조 원이 넘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IMA 종투사 신청을 받아 연내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종투사는 국내 증권사를 미국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IB) 사업자로 육성하고자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한 제도입니다.

종투사 라이선스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허용되는 신규 업무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현 종투사의 업무 범위는 3단계로 '기업 신용공여'(3조 원 이상), '발행어음'(4조 원 이상), 'IMA'(8조 원 이상) 순입니다.

이중 마지막 단계인 IMA는 제도 도입 뒤 지금껏 허용 사례가 없었는데, 이번 발표로 IMA의 발행 한도 등 세부 규정과 사업자 지정 일정이 공식화됐습니다.

A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IMA의 시작은 증권업계에서는 큰 의미가 있으며, 원금보장형이면서 성과보상형 상품이라 차별성이 커 은행을 비롯해 타 금융 업종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IMA의 발행 한도(발행어음·IMA 통합 한도로 자기자본의 200+100%)와 같은 제약 요건은 업계의 기대치와 비교해 아쉬운 면이 있다. 단 IMA의 명확한 청사진을 그렸다는 것을 가장 큰 포인트로 평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단 IMA 종투사의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8조 원' 문턱이 너무 높은 만큼 추가 규제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았습니다.

현재 자기자본 8조 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2곳에 불과합니다.

발행어음·IMA 종투사에 '모험자본' 조달을 의무화하는 새 규정에 대해서는 '취지와 반대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모험자본은 성장성을 중시하는 공격적 투자를 뜻하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등이 포함됩니다.

모험자본은 투자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필수 요소지만, 난도가 컸던 탓에 기존 종투사들이 상대적으로 쉬운 부동산 금융 등에 치중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작년 9월 말 기준 종투사 총자산 중 모험자본 비중은 2.23%(12조8천억원)에 불과합니다.

E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규정은 모험자본 25% 조달을 의무화는 동시에 부동산 운용 자산은 계속 줄이라는 것이 핵심"이라며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발행어음 종투사들은 종전 포트폴리오를 크게 바꿔야 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이번 규제가 종투사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H 증권사의 관계자는 "부실 스타트업이나 펀드에 대해 '묻지마 투자'를 할 위험성은 상존하며 발란(유통 플랫폼) 회생절차 신청과 비슷한 사태로 혼란이 발생할 확률도 존재한다"며 "단 장기적 투자 환경 조성에는 긍정적인 조처로 판단하며 모험자본의 공급 확대로 자본시장의 다변화와 혁신 가속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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