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나왔던 내구제 대출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인데요.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이 이걸 보고 찾아갔다가 불법 대출업자의 표적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대출업자는 이렇게 가로챈 수백 대의 가전제품을 어떻게 처리한 건지 이어서 김민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배불뚝이라는 대출업자 A 씨로부터 가전제품을 받아온 업체의 창고입니다.
가전제품 수십 대와 포장 상자들이 가득합니다.
[인천 소재 가전 판매상 : 박수진 기자라고 하는데요. (나중에 전화 주세요.)]
A 씨와 거래했었다는 또 다른 판매상을 어렵게 만나봤습니다.
[경기도 소재 가전 판매상 : 한 달에 뭐 수량이 어느 정도 나오는데 자기랑 좀 거래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제일 많이 물건을 조달해 주는 곳이었죠.]
이들은 A 씨가 시세보다 싸게 넘긴 가전제품들을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팔았다고 합니다.
[경기도 소재 가전 판매상 : 박스가 이제 오픈된 것은 그러니까 새 상품이라고 단정 짓기는 좀 어렵고 그래서 이제 '미사용 새 상품'이라고 하죠.]
취재팀은 'AS가 가능한 미사용 새 제품'이라며 가전제품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 여러 곳 가운데 무작위로 한 곳을 골라 가전제품을 사 봤습니다.
240만 원짜리 신형 건조기를 110만 원에 샀는데 박스 포장 없이 비닐과 에어캡만 씌워져 배송됐습니다.
제가 직접 사 본 건조기입니다.
박스만 없을 뿐, 비닐도 그대로 붙어 있고, 연결 호스나 설명서도 들어있어서 그야말로 새 상품 같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제품 역시 다른 곳에 설치됐었던 중고 제품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도 최근 급속히 번져나가는 가전제품 구독 사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신세은,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