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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가르쳐 준 '망하지 않는 법'…'3가지 타이밍'을 맞춰라 [스프]

[조직생활, 제갈량에게 묻다] 망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 타이밍 알아야 (글 : 양선희 소설가)

스프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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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날에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군사를 운용할 일이 없었고, 군사를 잘 운용하는 사람은 군진을 포진할 일이 없었고, 포진을 잘하는 사람은 교전할 일이 없었고, 교전을 잘하는 사람은 패하는 일이 없었고, 패배에 잘 대처하는 사람은 망하지 않았다.

병법을 공부해 보면 '승리의 비법'은 배울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나 망하는 법, 그리고 망하지 않는 법에 관해선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어떤 일에서 성공한다는 건 개인의 창의성, 기질, 운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루틴(routine)이 없죠. 그런데 망하는 사례를 보면 대략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이를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실패하더라도 망하지는 않는 길을 찾는 데 보탬이 됩니다.

성패를 가르는 기초 요인으로 꼽히는 게 바로 '타이밍'입니다. 병법에선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늘어놓지만, 그 바탕에 깔리는 것은 바로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데 그 타이밍은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장원]에선 타이밍과 관련하여 세 가지를 설명합니다.
 
#2. 하늘과 때와 사람이 준비되었을 때 일하라

장수가 병사를 출병할 때는 반드시 하늘의 뜻을 따르고, 시기를 적절하게 맞추고, 민의를 따라야 승리할 수 있다.

성급한 민심에 부응하느라 시기가 무르익지도 않고 하늘의 뜻도 아닌데 일을 진행하는 것은 역시(逆時), 즉 때를 거스른다고 한다.
시기가 무르익었고 민의도 그러하지만 아직은 천도에 맞지 않는데 일을 진행하는 것을 역천(逆天), 즉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한다.
천도와 시기는 맞았으나 민심이 따르지 않을 때 일을 하는 것을 역인(逆人), 즉 민심을 거스른다고 한다.

이 세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역천은 물론 역시와 역인을 하지 않는다. 반드시 이 세 가지 조건이 구비된 후에야 움직인다.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단서는 성급함과 조급함이 실패의 자양분이라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 마음에 쫓겨 전후좌우를 다 따져보지 않고, 주변 상황에 부화뇌동하는 일만 경계해도 실패는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기다릴 줄 아는 것'이 타이밍을 고를 수 있는 기술이라는 거겠죠.

그런데 그냥 기다리면 안 됩니다. 준비를 해야죠. 장원의 열일곱째 강령이 준비에 관한 것입니다.
 
#위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다

국방보다 더 중요한 국가대사는 없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미리 적을 경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엄혹한 결과를 맞게 된다.

전군이 궤멸하고 장수가 죽는 복군살장의 참패처럼 엄청난 형세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나라가 환란에 처하면 군신이 모두 대책을 강구하며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임용한다.

하지만 평소에 위기를 준비하지 않고, 적이 문 앞까지 들이닥쳤는데도 두려워할 줄 모른다면, 이는 제비가 천막 위에 둥지를 틀고, 물고기가 끓는 솥 안에서 헤엄치는 것과 같다. 멸망이 머지않았다.

[춘추좌전]에 이런 말이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전시에 제대로 용병할 수 없다."
"미리 준비를 잘해두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로부터 좋은 정치란 이런 것이다."
"벌이나 전갈 같은 작은 벌레도 독이 있는데, 하물며 한 나라에 비장의 한 수가 없겠는가."

얕보아도 되는 적이란 없다. 미리 방비하지 않으면 아무리 병력이 많다고 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는 출병은 있을 수 없다. 유비무환. 준비가 돼 있어야 화를 당하지 않는다.

광범위하고도 지당한 말씀입니다. 한데 이 대목은 전쟁을 대비하는 나라의 준비를 전제로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대목은 평범한 보통의 독자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살짝 잔소리를 하고 넘어가자면, 고전 독서는 행간을 얼마나 읽어내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고전 독서의 방법은 많습니다. 디테일하게 고증하며 원작의 의도를 밝히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고, 자구 해석에 공을 들이는 경우도 있지요. 고전 연구가들은 이렇게 하겠죠. 그런데 일반인의 독서에선 고증과 자구 해석에 매달리면 별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전 독서에선 행간의 메시지를 잡아내는 데 주력할 것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이 대목에서 제가 찾은 개념은 '두려움'입니다. 환란은 순식간에 닥치고, 결코 예측할 수 없다는 걸 알면 두렵죠. 두려워할 줄 알아야 준비가 시작됩니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인용도 많이 한 대목입니다.

"벌이나 전갈 같은 작은 벌레도 독이 있는데, 하물며 한 나라에 비장의 한 수가 없겠는가. 얕보아도 되는 적이란 없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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