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 오프"…미 전역서 '트럼프 반대'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습니다.

민권 단체, 노동조합, 성소수자 권익 옹호 단체, 퇴역군인 단체 등을 망라하는 150여 개 민간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대도시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1천200건 이상의 시위와 행진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시위의 구호는 '손을 떼라'는 의미의 '핸즈 오프'(Hands Off)로, 연방공무원 대폭 감축 및 연방정부 조직 축소·폐지,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대규모 관세 드라이브, 러시아에 대한 유화 기조 등 '트럼프표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트럼프 2기 출범 2개월 반 만에 전국적으로 조직된 시위를 통해 분출된 모습이었습니다.

워싱턴DC의 상징물로 백악관에서 1.6km 남짓 거리인 워싱턴기념탑 주변에서 열린 시위와 행진에는 수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골프를 즐기며 주말을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가까이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신흥 최측근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 대한 반대 구호가 미국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북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며 "트럼프와 머스크는 나가야 한다"는 등 구호를 외쳤고, 패널 등 각종 선전 도구에는 "왕은 없다", "행정부가 법을 만들 수는 없다", "좌파, 우파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