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우자오셰 타이완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과 라이칭더 총통
타이완 안보수장이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비공개 고위급 회담을 갖습니다.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중국의 타이완 포위 훈련으로 양안 관계가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우자오셰 타이완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특별채널' 회담을 위해 워싱턴 DC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타이완과 공식적인 관계는 단절했지만, 비공식 채널은 계속 유지해 왔습니다.
안보 문제 논의를 위해 수년간 가동해 온 특별채널도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비밀에 부쳐왔지만 지난 2021년 FT 보도로 존재가 알려진 바 있습니다.
특별채널 회담에는 통상 미국 측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 등이 참석합니다.
다만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의 권유에 따라 NSC 직원 일부를 해고한 직후 열리게 된 점이 변수입니다.
루머는 알렉스 웡 NSC 수석 부보좌관과 이반 카나파시 NSC 아시아 담당 국장도 표적으로 삼았는데, 이들이 비밀채널 회의 참석 대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신보수주의자로 간주되거나 미국의 군사력을 기꺼이 사용하려는 NSC 당국자들을 '숙청'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고, 한 당국자는 FT에 카나파시가 여전히 NSC에서 근무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우자오셰 비서장과 린자룽 타이완 외교부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이던 지난해 8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아 특별채널 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타이완과 회담 사실 자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을 대외정책 원칙으로 내세워 이에 어긋나는 외국의 행보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타이완과 중국의 은밀한 회담 속에 중국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타이완 포위훈련을 실시해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습니다.
중국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 같은 세율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 무역 보복에도 나선 상황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