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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치킨게임'…타협이냐 충돌이냐 따라 우리도 영향권

미중 '관세 치킨게임'…타협이냐 충돌이냐 따라 우리도 영향권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서로 34%의 고율 관세를 주고받기식으로 예고함에 따라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전 세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모든 교역대상국을 상대로 상호관세(기본관세 10% 포함)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에 34%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4일 34%라는 세율 그대로 미국에 '맞불' 관세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와 미국 군수기업 16곳에 대한 이중용도 물품(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 수출 금지 등 미리 준비해 둔 듯한 '실탄'까지 사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집권 이후, 미국으로 유입되는 합성마약 펜타닐의 원료 출처가 중국이라고 지목하며 중국에 10%씩 2차례 관세를 올렸을 때만 해도 중국은 보복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등 일부 품목에 국한하는 등 다소 수세적 대응을 했습니다.

그랬던 중국이 이번에는 비례적 맞불 관세는 물론 자신들이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 수출통제까지 꺼내 들며 '강공 모드'로 나선 것은 나름의 '승부수'로 읽힙니다.

오는 5일부터 부과되는 보편관세 성격의 '기본 관세'(10%)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드라이브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미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고, 미국 국내적으로도 연일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보면서 중국은 상황이 자신들에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중이 끝내 34%라는 추가 관세의 장벽을 서로 세울 경우 세계 경제 전체에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높아진 관세장벽 때문에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 제품들이 저가로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거 풀려 나올 경우 한국은 미국 수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와 더불어 중국산 물품의 대거 국내 유입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미·중이 전면적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은 닷새 남짓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각국 대상 상호관세 행정명령이 발효되는 9일부터 중국에 34%의 관세가 추가로 적용되면 중국도 그 이튿날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34%의 추가 관세로 맞대응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두 강대국이 자존심을 건 치킨게임을 끝까지 벌이며 '2차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할지, 막판 어느 한 쪽 또는 양쪽이 핸들을 꺾으며 파국을 피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의 경우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었고, 결국 양국이 서로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다 2020년 초 1단계 무역 합의라는 미봉책에 합의했었습니다.

미·중 양국이 폭넓은 관세 예외 적용과 미국산 제품(2천억 달러 상당) 구입을 맞바꾸는 합의였는데, 결국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합의 이행이 흐지부지됐었습니다.

중국의 강경한 반격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틱톡을 고리로 중국과 대화할 의향을 피력하면서 틱톡 관련 논의가 양측 충돌을 막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추가 유예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신뢰 속에 계속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중국이 틱톡 매각과 관련해 협조하면 관세 인하를 해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기에 틱톡 관련 대화를 명분으로 미·중 간 관세 관련 충돌 회피를 모색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연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일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미국 국내적으로 파열음이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하락이 예상됐던 일이라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핵심 카드인 '상호관세'를 이미 쓴 데다, 주가 급락 등 국내 상황상 시간이 마냥 자기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도 틱톡 문제 등을 매개로 한 대미 대화에 나서는 형태로 '출구'를 모색하려 할지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10% 추가 관세를 시행하기 직전에도 양측 간 막판 타협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 발효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관세는 그대로 발효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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