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별 관세율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로 전 세계에 충격파를 준 가운데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상호관세 계산 및 발표 과정에 어처구니없는 혼선을 보이면서 다른 나라를 '경악'시키고 있습니다.
관세율 1%포인트에 최대 수십억 달러가 왔다 갔다 하면서 상대국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시 사용한 도표와 공식 행정명령 문서에 서로 다른 수치가 사용되는 등 허술함이 노출되면서입니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상호관세 행정명령의 부속서에서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6%에서 25%로 수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오후 발표 시 사용한 차트의 숫자(25%)와 일치시킨 것이지만, 홈페이지상에는 수정 배경에 대한 설명은 물론 숫자가 바뀌었다는 공식 안내도 없었습니다.
무역대표부(USTR)는 숫자를 수정하기 전까지는 행정명령 문서에 있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 역시 언론 문의에 대해 2차례나 '문서'가 공식이라는 입장을 확인했으나 행정명령 부속 문서 수정으로 백악관과 USTR의 이런 입장도 결국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초보적 실수'는 애초 관세율 계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전에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국가별 상호관세율에 대해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가 정책 관행 및 국제 무역 경제 문헌상에서 잘 확립된 방법론을 사용해 계산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상대국의 관세는 물론 각종 비관세 무역 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치하게 계산했다는 백악관이 설명과 달리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비율을 상대 국가의 대(對)미국 관세율로 적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때 사용한 숫자와 행정문서 간 숫자가 차이가 난 것도 이런 주먹구구 계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수치 계산 과정에서 올림 내지 반올림하는 문제가 그 차이를 만들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이 결국 부속서 숫자를 수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설명한 숫자가 틀린 것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일부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류를 일으킨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식 문서를 바꿨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자체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이런 혼란을 야기한 측면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상호관세 발표날을 '해방의 날'이라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제 관세를 어떻게 부과할지를 놓고는 막판까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20% 단일 관세 부과 방안 및 국가별 관세 부과 방안, 그리고 두 가지 방안을 합친 방안 등 여러 옵션이 막판까지 거론됐습니다.
백악관은 당일 사전 브리핑에서도 상호관세가 '기본관세율(10%)+알파(α)'의 구조라고는 밝혔지만 국가별 관세율은 함구했습니다.
백악관은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때 차트를 들고 있을 테니 거기에서 확인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이에 따라 발표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차트를 꺼내 들자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국가별 관세율을 확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에 따른 실수는 앞서서도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및 마약 문제 대응 등을 이유로 2월 1일 멕시코와 캐나다(이상 25%), 중국(10%)에 대해 관세를 같은 달 4일부터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당시 백악관은 캐나다에서 소형 소포로 반입되는 펜타닐(일명 좀비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캐나다에 대해 '최소 기준 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 행정명령에는 캐나다뿐 아니라 멕시코, 중국도 소액 물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는 한 달간 관세 부과가 유예되고 중국은 그대로 관세 부과가 시행됐으나 연방우정청(USPS) 등이 이를 바로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확인되자 해당 조치를 유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발 소액 상품에 대한 과세를 재시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에서 맥주캔 등 알루미늄 캔이 빠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을 관세 대상으로 최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