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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부탄이다?

세계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부탄이다?
▲ 부탄 사람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지막 샹그릴라', '행복의 국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여겨졌던 부탄의 행복지수가 급락하자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렸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때 '가장 행복한 나라'로 국내 언론에 크게 소개된 적이 있으며 우리 정부와 지자체까지 부탄의 행복 비법을 벤치마킹하려고 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탄 정부가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발표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1972년 부탄 국왕이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가 국내총생산(GDP)보다 중요하다"고 선언한 이후 국민의 행복을 국가 정책의 중심에 두는 독특한 접근법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주요 계기는 2010년 영국 신경제재단(NEF)의 조사에서 행복지수(HPI: Happy Planet Index)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였습니다.

반면, 유엔 세계행복보고서(WHR, World Happiness Report)와 같은 전통적인 행복 지수에서는 부탄이 상위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이는 부탄 정부가 국민의 주관적 웰빙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지만, 객관적인 경제적 지표에서는 낮은 순위를 보이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천 달러에도 못 미치던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등장한 것은 2010년 영국 NEF에서 실시한 'HPI가 높은 나라' 조사에서 부탄이 1위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 순위는 현재 NEF나 HPI 지수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고, 최신 개정된 지학사 등 국내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 '행복' 관련 단원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HPI 지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HPI 지수는 2021년 결과로 1위는 바누아투(57.9점), 2위 스웨덴(55.9점), 3위 엘살바도르(54.7년), 4위 코스타리카(54.1점), 5위 니카라과(53.6점)였고 부탄은 50위(42.3점)였습니다.

NEF의 HPI 지수는 다른 기관의 조사와 달리 방식이 독특해 이색적인 조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HPI 지수는 지속 가능한 웰빙을 측정하기 위해 설계된 지표로 인간의 행복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독특한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각국 주민의 자기 삶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와 평균 기대 수명, 소비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연 자원의 양을 합산한 지수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환경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웰빙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GDP보다는 자원 효율성을 중시합니다.

일반적으로 청정한 생태 국가일 경우 높은 순위를 받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서는 공신력이 있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웰빙 연구센터와 갤럽,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행복보고서(WHR)를 주로 보도하는 편입니다.

이 보고서는 소득, 자유, 신뢰, 건강한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관대함 등 6가지 주요 변수를 기준으로 행복한 국가 순위를 매깁니다.

2025년 WHR 1위는 행복 점수 7.736점을 받은 핀란드로 8년 연속 가장 행복한 국가에 올랐습니다.

2위는 덴마크(7.521점), 3위 아이슬란드(7.515점), 4위 스웨덴(7.345점)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WHR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부탄의 경우 WHR 순위가 2014년 79위, 2015년 84위였습니다.
세계행복보고서 부탄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 국가로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다른 나라와 달리 자체적으로 개발한 GNH를 통해 국민 행복을 측정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GNH는 부탄 고유의 철학과 정책 도구로 국민 행복과 웰빙을 다차원으로 측정한 지표로 국민의 주관적 행복감이 강조됩니다.

GNH는 심리적 웰빙, 건강, 교육 등 9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접근법입니다.

부탄 연구 및 국민총행복 센터가 2015년에 실시한 GNH 조사에서 부탄 국민의 91%가 행복하다고 답했습니다.

GNH 지수에는 심리적 안녕, 건강, 교육, 시간 사용, 문화적 다양성 및 회복력, 선의의 거버넌스, 지역 사회 활력, 생태적 다양성 및 회복력, 생활 수준이 반영돼 점수가 높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WHR 등 국제기관의 행복 지수 평가에서는 부탄의 낮은 1인당 GDP 등 경제 상황이 지표로 반영돼 부탄의 순위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공신력 있는 WHR 순위에서 8년째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오른 핀란드는 어떨까?

핀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평가되는 이유는 경제적 안정성, 강력한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높은 건강 수명, 자유로운 삶 선택권, 관대함, 그리고 부패가 적은 사회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유명한 북유럽 선진국 중의 하나인 핀란드는 WHR의 6가지 지표인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건강한 기대 수명, 삶의 자유, 관대함, 부패에 대한 낮은 인식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핀란드는 경제적 안정성과 높은 소득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 삶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WHR 조사에서 핀란드 국민의 96%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강력한 사회 유대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핀란드는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건강한 생활 환경으로 국민들 기대수명도 높습니다.

WHR 조사에서 94%의 국민이 자신이 원하는 삶의 형태를 선택할 자유를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핀란드만의 독특한 점은 풍부한 자연환경과 이를 보호하는 정책으로 국민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은 국민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며 제도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핀란드뿐만 아니라 덴마크(2위), 아이슬란드(3위), 스웨덴(4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는 교육, 의료, 주거 등에서 강력한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과 평등한 사회 구조, 환경친화적 정책과 지속 가능한 발전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과 연금 시스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경재 심화와 산업 구조 변화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점은 핀란드의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사진=청계천문화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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